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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하지 마라 했다’

‘전화하지 마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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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 탄 청년은 작지만 진지한 목소리로 통화중이었습니다. 최대한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는 듯 자세를 고쳐 잡으며 핸드폰에 대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말투보다 신경쓰였던 건 대화 내용이었습니다.


“선택한건 너지 내가 아니잖아. 솔직히 말해라”

“.....”


청년은 무척 화가 난듯 했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수화기 너머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여자 친구가 배신을 한 모양이에요.


“넌 이제 나한테 할말 없다. 끊어라”

“.....”


청년은 핸드폰을 끊더니 곧바로 이어폰을 낍니다. 볼륨을 높였던지 그 소리가 옆에 있는 제게까지 느껴질 정도 입니다. 그리고는 스마트폰을 켜고 한참을 바라봅니다. 계속 눈가를 닦아내는 걸 보니 참을 수 없는 감정이 북받쳐 오르나 봅니다. 눈이 마주칠까봐 저도 핸드폰만 하고 있네요.


‘이봐요 청년, 멈출 수 없는 감정에 북받쳐 오르겠지만 눈물을 닦아요.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닐테까요’


사랑이란 감정은 배신이라는 그늘을 함께 하고 옵니다. 사랑이 멀어질때 배신은 귓가에 속삭이죠.


청년이 안타깝지만 저는 마냥 부럽네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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