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한 휴게소는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차를 세우고 쓰레기를 버리러 문을 여는데 한 남자가 다가왔다.
"저기요. 말좀 물읍시더"
덩치가 큰 잠바 차림의 50대 남자는 다가와 내게 물었다.
"제가 돈이 없어 그러는데 국밥 한그릇만 사주이소"
나는 어이가 없었다. 처음 보는 사람한테 돈이 없다며 구걸하는 모양새라니.. 그런데 옷차림을 보니 장사를 하던 사람 같은데 측은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제가 대신 드릴게 있습니더. 이쪽으로 잠시 와 주이소"
강한 경상도 사투리의 사나이는 나에게 명함을 보여주더니 잠시 봉고차로 가보자고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말을 이어갔다.
"제가 홍삼 몇박스를 삥땅 쳤는데 급하게 나오느라 돈이 없었다 아닙니꺼. 국밥 하나 사주시면 이 상자 하나 드릴라캅니더. 이게 보기와는 다르게 28만원짜리라예. 어디에 실어다 드리면 되겠습니꺼?"
나의 대답은 듣지도 않고 홍삼 박스 내용물을 보여주더니 박스를 들어서 차에 실어 줄려고 하는 것이었다.
그때 갑자기 어디선가 휴게소 사기 사건을 들은적이 있었다. 내용은 갑자기 봉고차가 운전자 앞에 서더니 사과 몇박스를 빼돌렸는데 싸게 드릴테니 가져가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싸게 가져간 사과는 밑에 깔린게 온통 썩어 문들어졌다는 것이었다.
"아.. 그건 됐어요"
측은한 마음과 동시에 그의 행동이 의심스러웠다. 어떻게 할 것인가. 잠시 생각이 들었지만, 쌀쌀할 겨울 바람에 아저씨가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오죽했으면 모르는 나에게 밥을 사달라고 했을까 싶었다. 그래서 나는 2만원을 쥐어주며 "국물이나 따뜻하게 드세요"하고 차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이상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갑자기 말을 걸더니 비싼 홍삼을 차에 실어 주려고 하다니..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해 봤다.
[홍삼 사기]
휴게소 일대에 출물하는 홍삼 사기꾼을 주의 하세요. 동정심을 유발하여 홍삼을 판매 시키는데, 일단 밥을 사달라고 한 후 접근 한 다음. 홍삼 박스를 차에 실어준다. 돈을 조금더 달라고 하며 강매를 한다. 홍삼액기스는 그러나 주의를 요하는 제품으로 뜯어 보면 성분도 정확히 알 수 없을 뿐더러. 식약청등에 등재되어 있지 않다. 칠곡 선산 진영 용인 영산 휴게소등에서 많이 발견된다.
내가 있던 곳이 선산 휴게소였으니 아무래도 그들이 맞는 것 같았다. 그들은 선물용으로 동정심을 유발해서 강매를 하게 한다고 한다.
나는 비록 2만원을 주고 말았지만, 많은 이들이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 글을 올려 본다.
아무래도 혼자 있는 이들은 판단력이 흐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하기를 바란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