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단체 마술 수업에서는요

요즘은 어린이 장기자랑 시즌이라 제게 문의들을 참 많이들 하십니다. 거진 10여년 가까이 마술 지도들을 해오고 그것을 인터넷에 올린것이 다행히도 많이들 알아주셨네요. 수업은 늘 힘들지만 보람도 많이 느낍니다. 아이들이 잘 따라와 주고 발표도 잘 했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개인지도를 하러 가는 길. 일요일 아침입니다. 이번에는 초등학교 1학년 삼총사 아이들입니다.



"어서오세요"



벨을 누르자, 뾰루퉁한 표정의 아이 한 명이 문을 열어 줍니다. 방금 전까지 잔 모양입니다. 곧 이어 어머니가 자리를 안내합니다. 어머니는 걱정반 기대반으로 제가 가져온 도구 상자들을 호기심있게 보십니다.



"아직 나머지 아이들은 안 왔어요"​



따뜻한 커피 한잔을 내주시며 자리를 안내 합니다. 아이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긴장감에서 재미로 바뀔겁니다..



"띵동"



곧 이어 수업할 나머지 아이들이 등장합니다. 동글동글한 아이, 작고 아담한 아이, 조금은 성숙해 보이는 아이 이렇게 3명은 그렇게 저와 마주 했습니다. 3명의 악동과 그들과 대적할 대악마 1명은 그렇게 한자리에 마주합니다..



"어떤 마술을 하고 싶니?"



수업을 하기전에 설문 조사를 합니다. 어떤 마술을 하고 싶은지 어떤것을 보여주고 싶은지 물어봅니다. 아이들이 하고 싶다고 다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만 이렇게 하는 이유는 마술에 조금더 관심을 갖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신기한거요. 재밌는거요"



장난끼 가득한 순진한 표정의 아이들의 대답은 다들 한결같습니다. 신기한마술, 재밌는 마술을 하고 싶죠. 저는 쉽고 돈 많이 버는 마술을 하고 싶습니다만..



3명의 남자 아이들의 수업은 결코 만만한 수업은 아닙니다. 수업에서는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데 지들끼리 치고 받고 장난치다 보면 수업의 진도는 잘 안나가고 말리는데에만 에너지가 뺏기기 때문에 무척 힘이 듭니다. 그래서 딴짓(?)을 못하게 평소보다 더 많이 말을 합니다. 전문용어로 미스디렉션...



도구를 선정해 주고 자리를 배정해 줍니다. 모두들 열심,열심히 합니다. 도구도 챙기고 순서도 외우느라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 참 귀여우면서도 안 쓰럽기는 합니다.



"선생님 조금 쉬었다가 하시지요"



어머니가 다과를 준비했다며, 잠시 쉬었다가 하라고 하십니다. 이럴때 저는 못들은 척 더 열심히 합니다. 그래야 '이 선생님 수업 진짜 열심히 하시는 구나'라고 느낄 수 있게...



"얘들아 조금 쉬었다가 하자"



잠깐 수업한 것 같은데 1시간 30분이나 지났으니 아이들도 힘든건 사실입니다. 간단하게 음료수로 목을 축이고 몸을 쉬어 줍니다.



쉬는 중간 작은 방에 들어간 아이들은 장난감을 보자마자 왁자지껄 달려들어 도구를 만지고 장난치고 뛰어 놉니다. 수업때 힘들어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이럴땐 참 신기합니다. 어디서 저런 힘이 나오는지.



쉬는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에게 말했습니다.



"너희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라고 들어봤니? 시간은 상대적인거야, 우리가 뛰어 놀때 재밌을때는 1시간이 1분 처럼 느껴지지만, 재미없을때는 그렇지 않잖아? 마술도 수업이 아니라 재미있는 놀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



아이들은 듣는 둥 마는 둥 합니다.



괜히 말했나.. 음... 역시 아이들입니다.



그래도 장난끼 어린 남자 아이들은 성실히 제 수업에 따라와 줍니다.



부모님이 너무나 고마워들 하십니다.



그렇게 3명의 악동들은 1명의 대악마와 수업을 합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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