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청력을 잃어가는 작곡가가 남긴 것

<청력을 잃어가는 작곡가가 남긴 것>

1803년 어느날, 오스트리아 비엔나 극장에 칙칙한 얼굴을 가진 청년이 청중의 박수를 받으며 서서히 지휘석으로 걸어갔습니다.

1년전 그가 작곡한 새 교향곡의 첫 공연으로 지휘자 겸 솔리스트로 활동할 예정이었습니다. 실제 나이보다 더 나이가 많아 보였고 30대 초반의 열정 가득한 모습은 온데 간데 없이 엄숙한 표정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모르는게 있었습니다. 이 젊은이는 이미 조금씩 청력을 잃기 시작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작년 10월 경 그는 작곡에 몰두하던 외곽의 작은 마을인 Heiligenstadt에 숨어 있었습니다. 완전한 청각 장애의 예감을 가진 그는 마음 한구석이 찢어지는 아픔을 겪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귀머거리는 당시 음악가들에게는 치명적일 뿐더러 청년은 앞길이 창창한 32세라 더욱 그러했습니다.


그는 유언장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오히려 글을 쓸 때마다 그의 창의적인 충동이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그 결과 유명한 "Heiligenstadt Last Words"라는 새로운 음악 작품이 완성이 되었습니다.

"Second Symphony"

그 청년의 이름은 베토벤이었습니다. 베토벤은 혼자서 마무리를 했고 청중은 박수 갈채를 받았습니다. 그가 몰랐던 것은 마음의 붕괴로 완성된 교향곡이 그를 떠오르게 만든 최고의 곡이 될거라는 점이었습니다. 이 교향곡은 그의 괴로움과 성숙함 모두가 담겨 있었습니다. 이후 20년동안 점차 청력을 잃게 되지만 7개의 교향곡을 작곡하였습니다.  





일 평생을 바쳐 해 왔던 일을 못하게 될때 사람들은 좌절하고 절망을 겪게 됩니다. 그 고통은 감히 말할 바가 못 되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 결과적으로 후대에 더 많은 것들을 남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