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기술혁신이 초래하는 실업이라는 문제

당장 음식점 앞에 키오스크의 설치만 보더라도 고객 응대를 기계가 하고 있으니 응대를 하던 사람의 일은 사라진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과거에 존재하던 일들이 사라진 것들만 보아도 그렇다.




'기술혁신이 초래하는 실업'이라는 문제를 다루려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이 제시한 '핫도그'논쟁을 바탕으로 간단하게 이야기 해보는 것이 좋다. 어떤 회사가 사람들을 고용해 핫도그를 만든다. 작업 과정은 소시지를 조리하고 빵을 굽고 둘을 합쳐 핫도그로 만드는 세가지로만 구분된다. 핫도그 회사에 고용된 사람은 한가지 작업에만 특화된다. 즉, 이회사의 직무는 소시지 담당, 빵 담당, 조립담당 이렇게 셋 뿐이다. 처음에는 기계가 없다고 가정하자. 즉 회사는 세작업 모두 사람을 고용해야 진행할 수 있다. 다음에는 회사가 소시지 굽는 작업을 자동화 해 생산성은 올리고 비용은 훨씬 낮추는 기계를 만들었다고 생각해보자. 회사는 이윤을 추구하므로 소시지를 조 리할 때 사람을 쓰기 보다는 기계를 사용하는 편이 상업적으로 합당하다. 그 결과 소시지 담당자는 일자리를 잃을 것이다.


그 후 일어날 만한 수없이 많은 일 중 두가지를 들어보자. 첫째 전직 소시지 담당자가 임금 삭감을 받아들이고 기계와 경쟁해 예전 일자리를 되찾으려 노력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기술을 배워 빵 담당자와 조립 담당자를 상대로 일자리를 다툴 수도 있다. 이 경우, 빵 담당자와 조립 담당자의 임금이 떨어질 것이다. 두 가지 경우 모두 '기술 혁신이 초래하는 실업'을 일으킬 수 있다. 전직 소시지 담당자는 자기 임금을 깎거나 새 기술을 익혀 다른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한 계속 실업 상태에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빵 담당자와 조립 담당자도 전직 소시지 담당자가 임금을 스스로 대폭 삭감한다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실업 사태만 일어날 수 있는게 아니다. 전직 소시지 담당자가 새로운 기술을 익혀 빵 담당자나 조립 담당자가 되어 모든 사람이 일자리를 가질 수도 있지만, 그러면 급여는 낮아질 것이다.


그런데 기술 혁신이 초래하는 실업을 다루는 사람들이 보통 무시하는 사실을 마라자면, 이런 변화의 영향은 그 정도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기계를 상요함으로써 소시지 조리에 드느 비용이 줄어든다면, 핫도그를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 역시 줄어들 것이다. 회사가 이를 반영해 핫도그 가격을 낮추기로 한다면, 그리고 핫도그 수요가 가격 하라에 민감하다면 핫도그 수요는 올라갈 것이고, 회사는 핫도그 생산량을 늘려 수요 증가분을 충족시키려 할 것이다.


이는 매우 중대한 결과다 기계가 도입되자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핫도그를 더 많이 만들려면 소시지를 더 조리하고 빵을 더 만들어 이 둘을 더 많이 조립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소시지 담당이아른 일자리는 기계에 뺏겨 없어질지 몰라도, 기계가 전체 핫도그 수요를 늘렸기 때문에 빵담당자와 조립 담당자의 일자리는 늘어나게 될 것이다.


핫도그 사례는 음식 산업 일부에 한정된데다 단순화 된 이야기 일뿐임을 우리도 인정한다. 하지만 기술이 사람들을 일자리에서 내쫓는다는 관점에서 파괴적이기도 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다는 관점에서 창조적이기도 하다는 사실은 잘 드러나 있다.

p387 '4차 산업 혁명 시대 전문직의 미래' 중에서


어떤 일이든 간에 그 본질을 생각해 보면 한가지 작업이 아니라 여러가지 작업으로 구성이 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기술 혁신이 초래하는 실업을 다루는 논쟁은 대부분 일자리가 한 가지 작업으로만 구성됐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이 중요한 사실을 무시한다.


p388 '4차 산업 혁명 시대 전문직의 미래'

매거진의 이전글 돈은 고통인가 축복인가? 게임인가 짐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