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어쩌나.
지지난주 금요일 저는 지원사업 1차 합격 연락을 받았습니다. 서류 평가가 끝났으니 발표 평가를 보러 오라는 연락이었습니다. 지난주 월요일, 제가 밀물이니 썰물이니 하며 브런치를 쓰던 그 순간은 발표 평가용 ppt 제작이 끝나고 전송이 마무리된 다음이었어요. 그래서 아마 5월 참 스펙터클 하다고 마무리를 지었던 것 같습니다. 지원사업 언급이 없었던 건, 혹시나 또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되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근데 무슨 용기에, 자기 전에는 꼭 이야기를 글로 남겨보고 싶었습니다. 사실 자고 일어나 점심때 즈음이 되면 합격자 발표가 날 거 같아서요. 뭔가 발표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 보고 싶어 졌습니다.
판교에서 열린 발표 평가에 참여하기 위해 저는 4시간 전에 장소에 도착했어요. 밥도 먹고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는 긴장은 되었지만 덜덜 떨리진 않았는데, 30분 일찍 발표장에 도착해서 앞사람의 ppt표지가 슬쩍 보이는 순간. 진정되지 않는 떨림이 시작됐습니다. 분명 저는 제 표지가 마음에 쏙 들었고 자신감 있었거든요? 근데 앞사람은,, 전문가더라고요… 벌써 떨어졌구나 싶으면서.. 남들과 비교했을 때 내가 가진 경쟁력은 이제 저 앞에선 의미가 없구나라고 생각하니까 더 심각하게 손까지 떨리더라고요.
그 순간, 앞분의 발표가 끝나고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뱅울님 들어오세요.”
달달 떠는 손을 부여잡고 아무렇지 않은 척 저벅저벅 걸어 들어가 제가 준비한 표지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무거운 분위기의 발표장 내부는 저를 더 감당 안 되는 떨림으로 이끌었어요. 발표는 5분, 질의응답 5분으로 총 10분만 버티자는 마음뿐이었습니다.
발표평가를 준비하면서 제일 집중했던 부분은, 콘텐츠를 이끌어나가는 계획과 경쟁력 부분이었어요.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5분은 엄청나게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낼지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 이제 막 “제가 왜 이 홍보를 맡아야 하냐면-!”이라고 말하는 순간
“어 ~저기 시간이 다 됐는데요~^^”
눈앞이 새하얘졌습니다. 내 경쟁력은 말도 다 못 꺼냈는데 어쩌지… 여태 해온 경력들을, 내 성장 기록들을 꺼내어 보여주며 제가 이렇게 해낼 수 있는 사람이니 제게 지원을 해주신다면 정말 좋은 시너지가 날 것입니다. 한마디 시원하게 남기고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더군요.
아무튼 그렇게 질의응답 시간이 왔습니다. 여러 질문들을 주셨지만 도통 어떻게 대답을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요. 그냥 횡설수설했다는 거 말고는 전혀요. 목소리도 달달 떨면서 마무리하고 생각보다 빨리 그 장소를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전 붙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붙었다면 붙은 것으로 일단 올해에 엄청난 성과이고, 떨어졌다면 이 모든 과정을 준비하고 발표까지 해낸 것만으로도 올해의 성과이니까요. 그래도 붙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지금 긴장이 되어서 일요일 내내 마음 한구석은 계속 그곳에 가 있어요. 다행인 것은 급하게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 작업을 하고 있노라면 그동안에는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 자고 일어나서도 동네 한 바퀴 하고선 바로 일을 하려고요. 이놈의 정신이 엄한 곳에 가있지 않도록요.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어 확인했을 때. 좋은 소식이 절 기다리고 있기를.
온 마음으로 빌며 잠자리에 들어봅니다.
부디 기쁜 소식으로 다음 주에 만나 뵐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