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송비 Oct 14. 2019

전자음악 입문3

한계에 이르렀다.

지난 수업은 화요일이었고, 그 사이 휴일은 3일이나 있었다. 숙제는 특정 구간이든 노래든 적당히 뭔가를 만들어 오는 것이다. 괴롭다. 


지금 내가 해야 하는 건, 이것저것 해보는 것인데, 이것저것 뭘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어떤 틀에 갇혀버려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이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까에 대해서. 쿵짝쿵짝 할 때만 해도 그냥저냥 할 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풀어놔 버리니까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트랙에 악기 이거랑 저거랑 이거 넣어서 해오세요, 라든가, 인트로 4마디 만들어오세요, 라든가, 요렇게 해오라고 했으면 좋겠다. 오늘은 그렇게 해달라고 해봐야겠다.


숙제에 투자한 시간은 3시간도 되지 않는다. 주말에는 안 하던 운동을 두 번이나 갔다. 몸이라도 건강하면 뭔가 될 것 같아서. 책상 정리도 했다. 전선도 정리했다. 마스터 키보드도 꺼내서 연결을 했다. 전에 사둔 DAC도 연결을 했다. 하지만 에이블톤 라이브를 켜는 건 너무 두려운 일이다. 쿵짝쿵짝 해보는 게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별로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음악의 신에게서 계시가 내려와 쩌는 그루브를 찍게 해주지 않는 이상 재밌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 와중에 롤드컵은 정말 너무 재밌다. 


전자음악의 장점 중에 하나는 연주를 할 수 없어도 미디로 찍으면 되니까 괜찮다는 것인데, 연주를 할 수 없다는 게 음악에 대해 몰라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음악 같은 것이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 지 그저 답답할 뿐이다.

세 번만에 못하겠다고 징징거리게 될 줄은 몰랐다. 첫 시간만 해도 뭔가 될 것 같았다. 이렇게 불량 과외 학생 되는 것인가.


(당인리 발전소와 비트는 무관합니다 - 지난번과 달라진 게 있다면 볼륨이 커졌다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전자음악 입문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