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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수정 Jul 31. 2023

나의 첫 유럽 여행기   (Feat. 독일 교환학생)

제6편 - 내가 드디어 파리에 가다니

독일 도착 이후 첫 유럽여행으로 프랑스 파리에 가게 되었다.


독일과 가장 가깝기도 하고, 개강 전에 쉽게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아 파리로 결정을 했다.


사실 파리 가기 전까지 우여곡절이 조금 많았다.

독일에서 프랑스까지는 기차 타고 쉽게 갈 수 있는데, 그걸 몰랐던 우리는 비행기 티켓을 예매했다.

(슈베비슈 할에서 파리까지 기차를 타면 약 5~6시간이면 도착한다.)


그런데 갑자기 교환학생 수강신청 날짜가 잡혀서 파리 일정은 미룰 수밖에 없었고, 환불이 되지 않던 비행기 티켓 값을 뒤로하고 새 비행기 티켓을 결제하게 되었다.


첫 유럽여행이라 그런가 흔히 말하는 "멍청비용"이 많이 들어 속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또 첫 여행이니까 서투를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서툴고 실수하더라도, 다음에 더 잘하면 되는 법이니까.

그렇게 이른 새벽 우리는 기차를 타고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까지는 약 3시간 정도가 걸렸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을 해서 체크인을 하고 비행기를 기다렸다.

우리는 가장 저렴한 비행기를 선택했기에 직항이 아니라, 암스테르담을 경유하여 파리에 도착하는 여정이었다.

(독일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 프랑스 파리)


기차를 타고 가면 진즉 도착했을 거리였지만, 해외여행 초보 그 자체였던 우리에게는 힘겹게 비행기를 타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조차 즐거웠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두 번째 독일 풍경

네덜란드 항공은 비행기를 탈 때마다 간단한 간식을 줬다.

(다른 저가 항공사들을 타보고 나서야 단거리 비행임에도 불구하고 간단한 간식을 챙겨주는 네덜란드 항공이 얼마나 좋은 항공사였는지 깨닫게 됐다.)

그렇게 도착한 암스테르담

(엄밀히 말하자면, 파리 도착하기 이전에 첫 유럽여행지는 암스테르담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시간은 오래 걸리긴 했지만, 암스테르담 땅도 밟아보고 오히려 좋아!)

암스테르담에서 파리로 갈 때는 감자칩 간식을 제공해 줬다.

암스테르담에서 파리까지는 비행기로 약 1시간만 타고 가면 금방 도착하기 때문에 간식을 먹으며 신나는 마음으로 파리에 도착하길 기다렸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파리의 풍경

사실 하늘 위에서 에펠탑이 보일 줄 알고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아쉽게도 내가 타고 있는 방향에서는 에펠탑을 보지 못했다.

파리 공항에서 시내까지 가는 기차표를 구입했다.

이 기차 안에서 파리 현지인 친구를 만났는데, 파리 추천 장소부터 소지품 조심하라는 말까지 해주며 오는 내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렇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스몰톡을 이어가는 게 여행의 묘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그날의 여행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스몰톡을 나누다 보니 어느새 파리 시내에 도착했다!


미디어 속에서만 보던 파리의 모습을 실제로 내 눈으로 보니까 설렘을 감출 수가 없었다.

마치 '에밀리 파리에 가다'라는 드라마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가득했다.

파리 시내 풍경

그러나 여행의 설렘도 잠시, 조금 기분이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


우리는 숙소 체크인을 먼저 하러 독일에서부터 미리 예매해 둔 한인 민박으로 향했다.

그런데 숙소 담당자가 바뀌면서 전에 우리가 해뒀던 예약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예약을 자신이 받은 게 아니니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고, 더 비싼 방을 새로 예약하거나 다른 한인민박을 가라고 하셨다.

(숙소 비용은 현장에서 지불하는 걸로 예매를 해 둔 상태였다.)


더 비싼 방은 우리의 예산 내에 전혀 없던 금액이라 다른 한인민박을 가려고 했다.

그런데 당일에 한인민박을 예매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같았다.

이미 한인민박 대부분은 만실이었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더 큰 금액을 내고 다른 방을 쓸 수밖에 없었다.


파리 여행을 하기도 전에 너무 기분이 좋지 않았고, 이전에 날렸던 비행기 티켓도 포함하여 모두가 우리의 파리 여행을 응원해주지 않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이미 온 파리, 여기서 한탄해 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우리는 빠르게 마음을 추스르고, 대충 짐을 정리한 후 미리 찾아 둔 숙소 근처 빵 맛집에 왔다.

빵을 너무 사랑하는 빵순이로서 빵과 디저트의 나라인 파리에 온다는 것은 정말 꿈만 같았고, 이 가게에 들어오는 순간 향긋한 빵과 디저트 냄새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우선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힌 후, 간단히 바게트 샌드위치와 초코 에끌레어, 초코 마들렌을 주문했다.

샌드위치는 쏘쏘 했지만, 초코 마들렌이 진짜 너무 맛있었다.

내 생애 이렇게 맛있는 마들렌을 먹어본 건 처음이었고, 에끌레어 본 고장에서 먹는 에끌레어 맛은 한국에서 먹었던 것과 차원이 달랐다.

(안에 들어간 크림부터 너무 부드럽고 달콤했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디저트 중 하나인 퀸아망 하나는 포장해서 길을 걸어가는 동안 먹었다.

겉은 캐러멜 덕분에 아주 쫀득하며, 속은 바삭거리는 게 지금까지 내가 먹어 본 퀸아망 중에 제일 맛있었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그리고 퀸아망을 맛보고 나서 이 가게는 파리를 떠나기 전에 꼭 다시 한번은 더 와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맛있는 디저트를 먹고 아주 신난 발걸음으로 몽마르트 언덕을 향해 갔다.

파리는 모든 길거리가 너무 예뻐서 걸어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몽마르트 언덕을 올라가기 전에 파리의 필수코스 중 하나인 '사랑해'벽을 보러 왔다.

파리에서 보는 한국어가 얼마나 반갑던지 바로 인증샷을 찍었다.

(그런데 한국어 사랑해 대신 줄루어로 사랑해를 의미하는 Ngiyakuthanda를 가리키는 것 같다.)

그리고 프랑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마카롱도 먹어봤다.

그런데 마카롱은 한국의 뚱카롱이 더 맛있는 것 같다 :)

다시 몽마르트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

아주 귀여운 강아지들도 구경했다.

그리고 몽마르트 언덕을 올라가는 동안 스타벅스를 발견했고, 드디어 유럽에서 첫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영접할 수 있었다.


독일 소도시 슈베비슈 할에서는 절대 상상도 할 수 없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을 때의 그 기쁨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맛있었던 것 같다.

시원한 아아를 마시며 언덕 근처를 구경했다.

언덕에는 예쁜 가게들도 많아 구경할 게 참 많았다.

그리고 걷던 중에 갑자기 "어! 한국인 아니세요?"라는 말을 들었다.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한국인 화가 한 분이 자리에 앉아서 우리 쪽을 반갑게 쳐다보고 있었다.


타국에서 한국인을 보면 얼마나 반가우실지에 대한 그분의 마음과 우리도 오랜만에 (그래봤자 1주일 정도지만) 한국인과 대화를 해서 신기한 마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림을 배우기 위해 파리에 유학을 오셨고, 현재는 이곳에서 그림을 그리고 계신다고 하셨다.)

한국인 화가의 짧은 만남과 언덕 구경을 한 뒤에 사크레쾨르 대성당에 도착을 했다.

성당 내부는 촬영 금지라 눈으로 구경을 하고 밖으로 다시 나왔다.

대성당에서 나오면 파리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 모습을 보고 즐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계단, 잔디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따로 앉아있진 않았지만, 서서 구경을 했고 파리 전경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다.

몽마르트 언덕과 사크레쾨르 대성당 구경도 끝!

그리고 저녁으로는 파리 맛집 중 하나인 핑크맘마를 가려고 왔다.

미리 예약을 하지 못해서 웨이팅을 하려고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던가.


하필 우리가 간 날에 몇몇 셰프가 출근하지 않아서 미리 예약한 사람들 외에 추가 손님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파리에 있을 기간이 이틀이나 남았으니 그 기간 동안 다시 방문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파리에 오면 꼭 와보고 싶었던 개선문에 왔다.


그런데 개선문에 도착하니 딱 노을이 지는 하늘과 개선문이 너무 잘 어울렸다.

핑크맘마를 가지 않은 덕분에 이렇게 멋진 풍경과 함께 개선문을 볼 수 있어서 오히려 더 좋았다.

(여행을 하는 동안 정말 '오히려 좋아'의 힘을 많이 알게 되었다. 계획이 틀어지더라도 더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사람이 없는 틈을 타 금방 인증샷도 찍었다.

그리고 개선문에서 걸어서 에펠탑을 보러 왔다.


(여행의 또 다른 묘미 중 하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도보로 걸어 다니는 것이라 생각한다.

걸어 다니면서 현지인들이 살아가는 모습, 또 관광명소 말고 볼 수 있는 그 도시만의 특별한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에펠탑을 처음 볼 때는 내가 보고 있는 게 에펠탑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사진, 영상 속에서만 보던 에펠탑을 실제로 내 두 눈으로 보게 되는 날이 오다니!

그래서 한참을 서서 에펠탑을 구경했던 기억이 난다.


(여행의 또 다른 묘미는 사진과 영상에서만 보던 것을 실제로 내 두 눈으로 보게 되었을 때의 기쁨인 것 같다.)

에펠탑 공원 근처를 걷다가 들어간 식당이다.

이날 먹었던 스파게티가 너무 맛있어서 여기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믈렛도 맛있었는데, 파리 대부분의 식당은 어딜 가든 어느 정도 맛이 보장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렇게 저녁을 먹고 주변을 걷다가 에펠탑이 잘 나오는 사진 스팟을 발견했다.

 여기서 에펠탑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첫째 날의 파리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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