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두막바리스타 Feb 07. 2016

“여친이 아니라 남친의 엄마가 된 기분이에요”

- 어린 시절 결핍된 욕구, 상대방에게 끊임없이 갈구하다.

'여친이 아니라 남친의 엄마가 된 기분이에요”

남친이 여친에게 계속해서 보호본능을 유발한다면...

- 어린 시절 결핍된 욕구, 상대방에게 끊임없이 갈구하다.   


사랑의 세레나데가 여기저기기서 들려오고 있는 걸 보니 봄이 오나 봅니다.   

청년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자주 만들다 보니 역시 청년들의 고민은 ‘진로(취업, 입시)’ 연애(결혼, 배우자)‘이 주를 이루는 것을 느끼게 되네요.   


연애 시작의 초기 커플들은 로맨틱한 사랑에 빠져(콩깍지가 씌워져) 상대방의 긍정적인 면만 보고 불꽃과 같은 사랑을 하고, 서로에게 충분한 안정감을 느낀 커플들은 상대방에게서 자신이 원하는 욕구들을 충족시키려 하는 모습을 보게 되네요. 


하지만 상대방에게 바라는 나의 요구가 지나치는 순간부터 ‘관계함’에 있어 여러 갈등과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마고 부부관계 치료』의 저자 릭 브라운은 “어린아이가 양육자로부터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고 필요한 만큼 양육되지 못했다고 한다면 자신의 충족되지 않은 욕구들을 (배우자, 연애 상대자로부터) 충족하려는 열망을 지니게 된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를 한 아이가 신뢰할 수 있을 만큼 부모가 옆에 있어 주지 못하고 따뜻함을 제공해 주지 않았다면 그 아이는 계속해서 이것을 원하게 된다고 설명해주고 있죠.   


정리하자면, 우리 모두는 어린 시절 채워지지 않은 욕구들을 현재 만나고 있는 연애 대상자, 혹은 배우자로부터 무의식적으로 채우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시절 엄마가 없었습니다. 

보증으로 아버지 회사가 물거품처럼 사라졌을 시기, 아빠는 도망자로, 엄마는 파출부로 제 곁에 없었습니다. 두 분 다 ‘살려고, 살아내 보려고’ 집을 떠났지만 어린 아이 배우열에게는 관계에 있어서의 단절과 거절, 외로움 속에서 따뜻함을 갈망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결혼 7년차를 맞고 있는 저는 오늘도 어린 시절 결핍했던 애정의 욕구를 아내에서부터 채우려고 하고 있네요. 사랑과 관심, 따스함의 욕구가 아내에게서부터 채워지지 않고 거절당하면 저는 여전히 깊은 동굴 속으로 들어가 외로움을 곱씹으며, 화를 내기도 합니다. 심지어 나 자신에 대한 존재의 부정이 낮은 자존감의 문제로까지 연결되기도 하죠.   


로맨틱한 사랑의 관계를 넘어 어린 시절 채워지지 않았던 욕구들을 서로에게 바라게 될 때가 된다면 두 가지를 기억했으면 합니다.   


첫 번째는, 나의 어린 시절 부족했던 욕구의 결핍을 찾아 가는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의 시간을 가져보세요. 

어린 시절의 결핍을 찾아가는 것이 두렵고 힘들다면, 역으로 지금 사랑하는 사람에게 원하고 있는 나의 욕구들을 찾아보는 방법이 도움이 될 거에요.   

두 번째는 관계의 안전함 속에서 서로가 가지고 있는 결핍들이 상대방을 통해서 충분히 채워졌으면 해요.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 함께 성장하는 관계가 되는거죠. 결혼(연애)이란 “보석(배우자)을 찾는 것이 아니라 원석을 발견해 서로를 통해 깨지고 다듬어가며 두 사람 모두 보석으로 변화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션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연애대상자나 배우자로부터 결핍을 채우기란 쉽지 않은 작업인 것 같아요. 


하지만 서로의 관계가 신뢰 속에 두터워지고 안전감한 가운데 자기의 상처와 아픔들이 오픈되고 상대방으로부터의 공감과 수용으로 채워진다면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관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관계 형성을 위해 도움을 받고 싶다면 위에 언급한 『이마고 부부관계 치료』 학지사을 추천해드립니다.)    

89세의 소녀감성 할머니와 98세의 로멘티스트 할아버지의 사랑이야기. ‘님아, 그강을 건너 마오’ 다큐멘터리 영화가 500만 관객을 앞두고 있다는 뉴스 기사를 보았습니다. 한 평생을 함께하며 서로가 서로를 채워주고 사랑해주며 아껴준 노인부부의 이야기가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켜주고 채워주고 받는 인간의 부족한 모습에 큰 희망과 기쁨을 주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할배와 할매의 사랑이야기처럼 각자 자신만의 러브스토리는 지금도 촬영 중입니다. 

남주가 여주를 통해, 여주가 남주를 통해 오늘도 내일도 새롭게 변화하는 그 영화.... 기대합니다. 


(사진은 네이버 이미지에서 퍼옴을 밝힙니다.)  

- 2015. 1. 20 아내와 함께 “오늘의 연애 보기로 한 날” 오두막바리스타 배우열 - 


매거진의 이전글 정말 "싸움"을 하지 않는 부부가 있다고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