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 기록

혼잣말이 늘었다.
며칠 새 중환자실에 입원한 물빛이를 보고 올 때면 무슨 주문을 외우듯 혼자 중얼거렸다.

‘우리 물빛이 씩씩하게 이겨내자
괜찮을 거야 형하고 다시 집으로 오자’

그 간절함이 나를 절망에 빠뜨리지 않을 수 있게
나도 씩씩하게 수업을 이어나갔고
초초함을 숨기고는 담담한 척 며칠을 견디었다.
그리고는 온전히 우리 물빛이 가 그 아픔을 이겨냈다.
내 자책감은 좀 뒤로 미뤄두고 지금은 물빛이의 회복에 집중하기로 했다.
가족과 같이 염려하고 기도해주었던 이들의 모습이 지금 내 마음에 비친다.
아 진심이란 건 이런 거구나, 내 아픔도 그들과 나눌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집으로 온 다음날 물빛이는 장롱 위에 올랐다.
그렇게 한동안 그 높은 곳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몸을 비비고 살을 맞대니, 그보다 더한 가족이 더 있을까 너에게 배운다.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나의 백 한 번째 글이다.


작가의 이전글꽃 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