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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그것들로

어제는 온종일 집에 있었다.
내가 집에 있으니 물빛은 좋은가 보다.
한동안 내 품에 푹 안겨 있다.
내가 던져준 것들을 물어오다.
밤에는 창문틀에 앉아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엄마는 아침 일찍 산에 가셨다.
밤이 되도록 난 엄마를 기다리다.
집 앞 호수로 길을 나섰다.
며칠 전 나온 필순 누나의 새 앨범을 들었다.
빛과 어둠 사이 아쉽게 달은 보이지 않았지만
호수 저 깊은 곳에 잠긴 달을 보았고 개똥이도 만날 수 있었다.
노래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항상 내가 입으로 소리 낼 이야기들을 반문하고 
내 안에서 단속한다.
호수에 이르러 난 걸음과 노래들로 그것들을 해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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