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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지 Oct 31. 2024

어제 꿈을 꾸었다

준비 없이 풀코스 대회에 나가있는 꿈

어젯밤 나는 꿈에서

마라톤 풀코스를 나가있었다.


막 뛰기 시작한 시점인지

아니면 중간쯤 뛰던 시점인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내 배에 감아둔 힙색이

텅텅 비어있었고

있어야 할 아미노바이탈 젤이

아예 하나도 없었다.


너무 당황스러웠다.


내가 몇 킬로쯤을 뛰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실질적으로 힘들다거나 목이 마른 것도 아닌데


내게 젤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만으로


힘들 때, 없을까 봐

목마를 때, 없을까 봐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했다.




걱정에 휩싸이다 말고

꿈에서 깼다.

그리고 안도했다.


아 꿈이네. 다행이다.


아무래도 이번주 일요일

JTBC 마라톤 풀코스를 나갈 것이

꽤나 마음의 부담이 되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그전에 하프 나갈 때는

15K라도 혼자 뛰어보고

하프를 완주할 수 있겠다는 마음을 가졌는데


지난 10월 3일 하프를 뛴 이후로

단 한 번도! 1K도 뛴 적이 없는데

갑자기 시간이 날라가지고

이번주 일요일이 풀코스 대회날이

와버렸고


입으로는

아 그냥 30K라도 뛰어볼 겸 나가겠다

연습할 시간이 도저히 안 나니

대회를 연습 삼아 뛴다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솔직히

42K 완주를 너무 해보고 싶은 것이

내 검은 속내였던 것이다...


행동파 손가락 덕분에 광클로 얻어낸

내 7만 원짜리 풀코스 대회 참가 배번호는

이미 집에 와있는 이상 빠꾸는 없는데.


이렇게 스트레스 받아가며

뛰어내고 싶은 이 마음도 참 희한하다.

대체 누가 나더러 뛰라고 했냐고요.




이상한 압박과 걱정이 슬슬 되어서

혹시라도 이번주 일요일에 내가 완주를 해낸다면

이제 그만 마라톤을 은퇴하고 싶다.


시작도 하기 전에 은퇴다짐을 해보니

더욱 빛나는 은퇴를 하고 싶다.


잘 뛸 수 있을까.

일단 내 비록

뛰기 훈련은 못했지만

젤은 주머니에 꽉꽉 가지고 간다.


하프가 2시간 26분이었으니

풀코스는 다섯 시간이 내 목표다!

킬로당 7분 페이스로 7*42K = 294분, 즉 4시간 54분!

페이스 절대 지켜...!

페이스메이커만 따라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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