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와 미래와 나
어젯밤 새벽 4시까지 미지의 서울에 푹 빠져있었다.
처음에는 제목도 헷갈려서 미래의 미지인지
미지의 미래인지 둘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둘 다 틀렸었다.
제목은 분명했다.
미지와 미래가 쌍둥이 주인공이지만
사실 주인공은 미지다. 제목에도 미지만 나와있다.
분량도 미지가 압도적으로 많고
(미래역을 하는 것도 미지니까)
무엇보다 세상 잘생긴 호수랑 잘되길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바라본 것도 오직 미지였다.
자극적인 소재 없이 인간 본연의 감정들,
자식과 부모의 관계, 서운함과 설렘,
자신감과 무너짐, 두려움과 책임감,
인정받고 싶은 마음과 포기하고 싶은 마음들...
이런 다양한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공감이 너무 잘될만한 상황들에서
이야기가 술술 풀려나간다.
로맨스도 너무나 풋풋하다.
돌고 돌아 고백 끝 조심스레 양손을 마주 잡더니
둘이 신나고 설레는 얼굴로 꼭 붙잡은 양손을
오른쪽 왼쪽으로 손을 달랑달랑 흔드는데
너무 귀여워버려서
내 입꼬리가 올라가서는 내려올 생각을 않는다.
이 드라마에서 너무 소중한 배역은 또
염분홍 아줌마인데 정말 김선영 배우는
그냥 너무 좋다. 동백꽃 필 무렵에서도 재미졌는데
미지의 서울에서는 어쩜 이렇게 사랑스럽나 싶다.
미래미지네 엄마와 투닥투닥하며 서로 챙겨주다
머리끄댕이도 잡아버리는 케미가
너무나 따스하고 좋다.
나를 여러 번 울게 한 장면들은
엄마와 딸들의 감정폭발인데
엄마가 울면 나도 울고…
미지가 울어도 나도 울고…
나처럼 자주 울라고 쓴 대본은 아닐 텐데
작은 감정들 하나하나가 너무 예쁘고
절절하게 공감돼서 자꾸 찔끔거리게 된다.
아까운 미지의 서울이 이제 겨우
2화만 남았다.
내가 직장인이라서 더 몰입도가 높았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누구에게나 마음속엔
작지만 따스하고 예쁜 마음들이 있을 거고
그런 사람이라면 미지의 서울 드라마를
분명히 좋아할 것 같다.
즉 누구든 미지의 서울 좋아할 거니까
제발 이 세상 사람들이 미지의 서울
모두 봐줬으면.. 제발요…?
(참. 제목에 서울이 들어가지만
드라마에서 사실상 서울이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아서
내가 마음대로 정한 미지의 미래 아니면
미래의 미지 이런 제목이 더 낫지 않나 생각한다.
스포가 될까 봐 저 제목의 이유는 설명을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