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소아병동
이 세상에 아픈 아이들이 이리도 많았던가
오늘 서울대병원 소아병동에 입원 수속 절차를 밟았다.
입원은 보통 크게 아플 때 하는 일이지만, 우리 아들은 기분 좋게 들떠 있었다. 아들은 아픈 곳이 전혀 없지만 작년에 있었던 팔 골절로 인한 수술의 후속조치로 철심 제거를 위한 수술을 하기 위해 왔기 때문이다.
입원을 위한 가방을 챙길 때도 그는 너무나 여유가 넘쳤다. 작년에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다가 손목이 뎅강 완벽히 부러지는 바람에 울면서 응급실에서 수술할 때와는 전혀 달랐다. 닌텐도도 챙기고 해리포터 책, 사이언싱 톡톡 여러 권도 잊지 않았다. 물론 나도 여유롭게 분홍색 파자마도 챙겼다.
그렇지만 다시 소아병동에 들어오는 순간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 그래 아픈 아기들이 이렇게나 많이 있는 곳이었지.
엄마 품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도 안쓰러운 아기가 그 작은 다리에 온통 붕대를 감고 있기도 하고, 알 수 없이 복잡해 보이는 기계들을 연결해서 끌고 다녀야 하기도 했다. 휠체어에 탄 아이, 커다란 수술 베드에 아주 일부만을 차지하고 자그마하게 누워있는 아이. 머리카락이 거의 없이 머리 위로 지나간 커다란 수술 자국이 훤히 보이는 아기.
이 세상에 아픈 아이들이 이리도 많았나 싶어 진다.
늘 그렇듯 2인실은 자리가 없어서 우리는 6인실에 배정받았는데, 우리 자리 옆에는 말 못 할 정도로 어린 아기가 있었다. 오랜만에 본 어린 아기가 어찌나 예쁜지 커튼이 쳐있어 잘 볼 수 없지만 잠시 지나가는 순간마다 꼭 꼭 보면서 나도 모르게 아구 이쁘다 감탄을 연발했다.
밤이 되자 아기가 많이 울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기 울음소리가 마냥 우는 것이 아니라 꼭 엄마한테 말을 하는 것처럼 들려왔다. 만화에서 그냥 뿌엥 하고 큰 소리 덩어리를 던지는 것이 아니고, 흐에흐에,,, 힝흥,, 엄마 음마..! 라며 말 못 하는 아가가 엄마한테 엄마 내가 어디 너무 불편해요 힘들어요 하는 것 같았다. 내가 아기를 키운 지 벌써 시간이 오래 지나서 잊었던 건지 아기 울음소리가 더욱 애처롭게 느껴졌다.
아이들은 안 아팠으면 좋겠다.
9살만큼이라도 커서 그네라도 타다가 떨어져
놀이터에서 팔이 부러진 건 그래 놀다가 그럴 수 있지 그렇게 이해해볼 수 있다고 쳐도
말도 못 할 정도로 어린 아기,
엄마 품에 폭 안겨서 수유를 하는 그런 아기들은
대체 왜 아파야 하나. 어떻게 아플 수가 있나.
구름처럼 부드러운 엄마 품에서
마시멜로우처럼 폭신하고 촉촉한 뒤꿈치조차
땅이 딛지 않으니 쓸 일이 없는 그런 아기들은
먹고 자고 싸기만도 바쁜데
좀 아프기는 비껴갔으면 좋겠다.
폭발적으로 커나가기만 하기도 시간이 없는데
거기에 아플 시간은 없단 말이다.
이 세상에 어느 한 목숨
소중하지 아니한 숨결이 없지만
작은 것들을 위한 기도는
나도 모르게 마음이 더 절절해진다.
아프지 말길.
우리 사랑하는 강아지도
잘 회복해나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