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인식과 마케팅 효과
도로를 다니다보면 로또 판매점이 자주 보인다. 그 중에도 눈에 띄는 로또 판매점들이 있는데, 1등이 여러 번 당첨되었다며 간판이나 현수막으로 크게 써놓은 로또 판매점들이다. 로또 판매점은 로또 1등 당첨자가 나와도 혜택을 보는 것이 전혀 없다. 그런데도 판매점은 당첨자가 나오면 함께 기뻐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마케팅 효과
단적으로 말하자면 마케팅이다. 그냥 국밥집과 45년 전통 원조 할매국밥집이 있으면 할매국밥집을 찾아가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뭔가 좀 더 맛있을 것 같고, 믿음직하지 않은가?
그냥 로또 판매점과 1등 당첨자가 나온 판매점을 같이 두면 사람들은 100의 99는 1등이 나온 판매점으로 간다.
사람들은 비슷한 무언가가 여럿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어느 것이 더 좋은지 생각하기 시작한다. 물론 사람들도 바보는 아니기에 로또가 확률이라는 것을 알고, 어디서 사든 확률이 같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그러나 풍수리지라던가, 조상신과 같은 불확실한 요소를 익히 들어오며 살았기 때문에, 혹시나 무언가 다르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1등이 나온 판매점을 찾아가는 것이다.
판매수익에서 수수료를 챙기는 로또 판매점의 입장에서는 구매자가 많아야 수익이 생기는 구조이다보니 손님이 몰릴 수 있도록 널리 광고하는 셈이다. 손님이 돈을 내서 복권에 당첨되었는데 판매점은 공짜로 마케팅 기회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로또 명당은 정말 당첨확률이 높은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정확히는 판매점 입장에서는 그렇고, 구매자 입장에서는 똑같다. 로또 명당은 다른 일반적인 판매점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와서 로또를 구매한다. 그러다보니 다른 번호 조합이 수없이 많이 만들어지게 되고, 그 숫자가 로또 당첨 확률인 814만 5,060에 근접하게 되면 거의 확실하게 로또 1등이 나오게 된다.
즉 사람이 많이 몰려 숫자 조합이 다양해지기 때문에 로또 1등이 나올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또 하나 궁금증이 생긴다. 각종 사이트에서 광고하는 '로또 번호 분석'은 정말 효과가 있는 것인가?
'로또 번호 분석'의 효과는?
각종 사이트에서 '유료로' 이번주 로또 당첨 번호를 예측해서 추천해준다는 '로또 번호 분석'을 광고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이 분석은 정말 효과가 있는 것일까?
내가 사이트에 들어가 살펴본 결과 대부분의 사이트는 로또 번호 분석이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공개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나 그 방식이 공개된 사이트를 두고 효과가 있어 보이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다.
로또 번호 분석의 방식은 이렇다. 1회차부터 지금까지 당첨중복번호가 없다는 것을 이유로 지금까지의 당첨 번호는 제외한다. 또한 1,2,3,4,5,6과 같은 숫자의 나열 등 전혀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가망이 없는 조합을 제외하고 역대 당첨 번호에서 자주 보이는 숫자들을 모아 '확률이 높아 보이는' 조합의 숫자를 추천해준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효과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각각의 숫자 조합은 모두 동일한 확률을 가진다. 즉 1,2,3,4,5,6 이던 3,9,17,28,34,37이던 모두 같은 확률이다. 따라서 패턴 분석은 전혀 의미가 없다.
또한 역대 당첨 번호들을 제외한다는 규칙이 없기 때문에 역대 당첨 번호를 제외할 이유가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엉망진창의 예측이다. 이런 것을 돈을 받고 제공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사실 로또 명당이 당첨 확률이 더 높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복권 당첨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그럼에도 명당을 찾아가 로또 한 장 구매하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삶의 동력이 될수도 있으며, 내일의 희망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