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의리로 보는 영화 - 근자씨의 불친절한 영화평
2001년 The Fast and Furious 를 시작을 벌써 20년 동안 시리즈가 진행되고 있는 영화. 처음 4편 까지는 Street racing을 위주로 했다면 그 이후로는 007이나 Mission Impossible 시리즈와 같은 첩보 액션으로 변모 해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겨울만도 한데, 그래도 이 시리즈가 새로 나올 때 마다 마치 보는 것은 마치 그것이 의리를 지키는 것 같은 낭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빈디젤이 이제 20년 지기 친구 같은 느낌이다.
녀석. 무게 잡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주인공들 또한 나이를 들어 어느 덧 청년에서 중년들이 되었다.
클로즈업 장면에서 보이는 자글자글한 주름이 세월이 많이 흘렀음을 더욱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시리즈 초반에는 나도 20대 였다.
나와 맞지 않았던 모든 것들(정치, 사회, 문화, 연애 등)에 대해 쉽게 분노하였으며, 질주 하였다.
여기서 ‘질주’ 란, 음주로 밤새 달렸다는 이야기다.
시리즈가 거듭 될 수록 말도 안되는 액션(좋은 표현을 빌자면 ‘상상초월’ 액션)이 난무하는 이유는 전편보다 좀 더 쎈 장면을 보여줘야한다는 제작진 스스로의 압박감 때문이었을까?
영화 감상하는 내내 연신 “말도 안돼!” 를 내뱉었고 헛 웃음이 나왔다.
주인공들과 같이 나이들어가니 좋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 편이 내년에 개봉 한단다.
기왕이면 갤가돗(Gal Gadot)을 살려 냈으면 좋았을 텐데….(원더우먼 이후로 출연료가 너무 올랐을 거다.)
빈 디젤이랑 드웨인 존슨이랑 화해해서 같은 영화에서 다시 봤으면 좋겠다.
분명히 보았을 1편의 내용조차 기억이 나지 않았고, 내 기억속의 장면들이 몇 번째 시리즈의 내용인지 당췌 헷갈렸다. 결국 1편부터 다시 보기로 하고 1편을 보았다.
기억속에 풋풋한 주연배우들을 다시 한 번 화면으로 끌어 내어 보니 이제 나 보다 훨씬 어려서 더이상 ‘군인 아저씨’이 아니라 ‘군인 아이’들을 보는 느낌과 같았다.
그들은 처음 이 영화를 찍을 때 이 영화가 20년 이상 제작 될 줄 상상이나 했을까?
10편은 제작 마무리 단계이고, 11편은 이미 기획이 끝났다던데….도대체 언제까지 갈까 그 끝이 궁금해진다.
내년에 10편이 나오면 어떠한 혹평이 붙더라도 또 보게 될 것 같다.
Shaw(Jason Statham)은 아마도 나올 것 같으니 기대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Hobbs 랑 손잡고 나오면 더 재미있을 텐데...
이미 '분노의 질주' 다음 편을 기다리는 것은 의리 때문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