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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근자씨 Jul 10. 2021

간식사러 가는 남자

근자씨의 불친절한 직장인의 삶


지금 내 책상 서랍에는 여러가지 간식거리가 있다.

여러가지 맛의 쿠키, 초콜릿, 사탕, 젤리, 심지어 컵라면도 다양하게 구비 되어있다.

간식 Image - 이마트몰

직장 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간식과는 거리가 매우 멀어진 삶을 살았다.

담배를 피웠기 때문에 업무시간 사이 사이 커피나 음료를 들고 흡연하러 가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따로 간식을 먹거나 하지는 않았다.


가끔, 간식거리를 좋아하는 여직원의 먹을 거리를 얻어먹은 적은 종종 있기는 했다.

담배를 끊고 나서는 뭔가 입이 허전해 졌다.

그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를 잔뜩 사고 있는 나를 보게 되었다.

왜 다들 금연을 하면 살이 찐다고 하는지 이해가 갔다.


처음에는 초콜릿으로 시작 했다. 화이트 초콜릿, 다크초콜릿, 쿠키앤 크림…. 다양한 초콜릿의 세계. 그 세계에서 환영을 받았다. 몸무게도 함께 환영 받았다.

쿠키 - 우유맛, 치즈맛, 야채맛 등등 다양한 쿠키가 있다.

커피랑 먹으면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다.


젤리, 박카스맛, 비타500맛, 독일에서 왔다는 곰돌이 젤리. 예전에 사귀었던 사람이 젤리를 좋아 했었는데, 나이차이가 많이 나서 아직 애라서 그런가 했었는데, 이젠 내가 젤리를 좋아하게 될 줄이야…


컵라면은 간식이라기 보다 일종의 비상식량 같은 개념이다.

급하게 외근을 나가거나 식사하기 애매 할 때, 컵라면은 구세주 같은 존재다.

살이 찌지 않기 위해 그나마 살이 덜 찐다는 라면(컵누들)을 여러가지 맛 별로 구비해 놨다.

최애는 역시 쌀국수지만. 똠양꿈에다가 팟타이, 마라볶음면 등 다양하게 준비해 놨다.


가끔 간식 서랍을 열면 뿌듯하다.

사무실에 일주일 갇혀 있어도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늦은 오후 간혹 직원 중에 출출하다 먹을 것 없냐고 묻는 직원들에게 내 간식 서랍을 보여주고 먹고 싶은 것을 가져가라고 한다.

그럴 때 마다 그들의 눈빛이 초롱초롱 해지는 것이 보인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동료애’!

마치 구세주가 된 것 마냥 나의 어깨에 힘이 들어 간다.

나야 말로 진정한 직장동료가 아닌가!

그후로는 나의 간식서랍의 존재를 아는 동료들이 늘어나서,

나에게 간식거리를 얻으러 오는 직원들도 덩달아 늘었다.

서랍속의 간식이 많이 줄었다.


나는 오늘도 간식 사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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