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 말썽꾸러기들에게

첫 번째 편지: 불확실한 세상에서 자녀 키우기

by 독한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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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꾸러기 삼총사들에게,



어떤 밤이든 쉽게 잠이 오지 않을 때면, 언제나 너희들이 보고 싶어 조심스레 방문을 열곤 한단다.

콜콜~.


노란 침실등 아래로 보이는 너희들의 얼굴.

피곤한 두 눈은 떨어지지 않게 꼭 붙이고,

입은 오고 가는 숨결을 위해 살짝 벌여놓은 채

새근새근 잠든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어느 누구의 말마따나 <잠이 든 아이들의 모습은 언제나 천사 같다>는 말이 실감 나더구나.


첫째 딸 지온아,

둘째 하온아,

막내아들 시훈아.


여전히 어설픈 아빠에게 어떻게 이렇게 예쁜 세 보물이 생겼을까?


그러나 돌이켜보면 아빠가 너무 젊었을 때에 너희 셋을 선물로 받은 터라

훌륭한 부모가 될 준비는 미처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초보 아빠>의 거칠고 미숙한 운전실력을 온전히 감당하게 만들어서 미안하구나.


특히,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늦은 나이에 더 공부하겠다고 철없는 객기를 부리며,

어린 너희들 모두를 이 낯선 독일 땅,

거친 비포장 도로 위로 이끌고는 덜컹덜컹 내달려 미안하다.

이런 철없고 무모한 아빠인데도,

너희들은 나를 있는 그대로 믿어주고 사랑해주니,

아빠는 그저 고맙고 행복하기만 해.


사실 독일로 떠나오던 그 날, 그 비행기에서부터

너희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조금씩 기록하여 모아 왔단다.

아빠는 언젠가 너희들이 아빠의 지금 이 글을 보며 오늘을 추억하게 될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어.

그땐 너희들이 지금 아빠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하고 공감해 줄 수 있겠지?

요즈음 아빠가 경주에 계신 할머니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뜻 모를 먹먹함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야.


그 날을 기약하며, 아빠의 사랑을 담뿍 담아 너희에게 편지를 띄운다.

앞으로 우리에게 서로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더 주어졌는지는 하나님만 아시겠지만,

그 남은 시간을 후회하지 않도록 더 끈적하게 보듬으며 살자꾸나.


너희를 무척 사랑하는 <초보운전 아빠>로부터






불확실한 세상에서 자녀 키우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오늘날 시대가 변화하는 속도와 양상을 예측하고 따라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 같다.


독일로 올 때만 하더라도 코로나로 전 세계가 멈추리라 어느 누가 생각했던가? 미디어에서는 코로나로 이후 도래할 '뉴 노멀(New-normal)'의 새 세상을 예측하는 말들이 난무하지만, 그 예측은 과연 사실일까? 이 세상 그 어느 누구도 확실하게 장담할 수 없다는 것, 그것만이 유일한 진실일 듯싶다.


그런 세상이 된 것이다.

우린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세상에서 자녀를 키우고 있는 중이다. 그것도 셋 씩이나...


고민이 많아진다.

어떻게 해야 내 자녀들이 이렇게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부모로서 나는 그들에게 무엇을 주어야 하는가? 어떤 것을 가르쳐야 하는가?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갑자기 뜬금없는 물음 하나가 반대편에서 순식간에 끼어들어 왔다.





어디, 나는 모두 알고 살아왔는가?


그래, 생각해보니 오늘의 세상만 혼란스러웠던 것은 아닌 듯싶다.

그리고 그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아내야 하는 것은 결국 내가 아니라 아이들, 그 자신일 테지.

키에르케고르나 본회퍼가 말했던 것처럼, 모든 인간은 어미와 연결되었던 끈이 떨어져 세상에 나온 순간부터 어쩔 수 없는 '단독자'인 것을.


부모는 시냇가로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 줄 수는 있다.

하지만, 결국 손으로 물을 떠서 마셔야 하는 사람은 아이, 그 자신이다.

결국 인생은 자기 스스로가 선택하고, 또한 그 스스로가 책임져야 만 하는 것이다.


내 부모가 그리 살았고, 나도 그리 살고 있고, 내 아이들 역시 그리 살아야만 할 것이다.


이미지 출처: https://pixabay.com/de



그래서,

부모인 나는 자녀들에게 어떤 것을 특별히 알려주진 않으려 한다. 물론 나에게 그럴 수 있는 능력도 없거니와.


대신,

아이가 스스로 많은 것을 느끼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줄까 싶다.

자신이 직접 선택하고, 도전하고, 성공하고, 실패하는 모든 과정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나는 아이들에게 그런 자유를 선물하려 한다.


스스로,

어제를 반추하고, 오늘을 결정하며, 내일을 기대할 수 있도록...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굳건한 자녀로 키우는 방법


그러려면,

부모인 내가 먼저 그리 살아야지!


부모인 내가 먼저 도전하고, 성공하고, 실패해보는 모습을 보여주어야지.

내가 먼저 그렇게 살다 보면 결국 아이들은 깨닫게 될 것이다. 물론 그들은 나와 '다른 길'을 걷겠지만, '나처럼' 도전하고, 성공하고, 실패하는 자유를 스스로 만끽하게 될 것이다.


아마 그것이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아이로 키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 싶다.


얘들아, 강한 바람에도 뽑히지 않는 들풀처럼... 어떤 상황과 환경 속에서도 지금과 같은 미소를 잃지 말아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