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편지: 불확실한 세상에서 자녀 키우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오늘날 시대가 변화하는 속도와 양상을 예측하고 따라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 같다.
독일로 올 때만 하더라도 코로나로 전 세계가 멈추리라 어느 누가 생각했던가? 미디어에서는 코로나로 이후 도래할 '뉴 노멀(New-normal)'의 새 세상을 예측하는 말들이 난무하지만, 그 예측은 과연 사실일까? 이 세상 그 어느 누구도 확실하게 장담할 수 없다는 것, 그것만이 유일한 진실일 듯싶다.
그런 세상이 된 것이다.
우린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세상에서 자녀를 키우고 있는 중이다. 그것도 셋 씩이나...
고민이 많아진다.
어떻게 해야 내 자녀들이 이렇게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부모로서 나는 그들에게 무엇을 주어야 하는가? 어떤 것을 가르쳐야 하는가?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갑자기 뜬금없는 물음 하나가 반대편에서 순식간에 끼어들어 왔다.
그래, 생각해보니 오늘의 세상만 혼란스러웠던 것은 아닌 듯싶다.
그리고 그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아내야 하는 것은 결국 내가 아니라 아이들, 그 자신일 테지.
키에르케고르나 본회퍼가 말했던 것처럼, 모든 인간은 어미와 연결되었던 끈이 떨어져 세상에 나온 순간부터 어쩔 수 없는 '단독자'인 것을.
부모는 시냇가로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 줄 수는 있다.
하지만, 결국 손으로 물을 떠서 마셔야 하는 사람은 아이, 그 자신이다.
결국 인생은 자기 스스로가 선택하고, 또한 그 스스로가 책임져야 만 하는 것이다.
내 부모가 그리 살았고, 나도 그리 살고 있고, 내 아이들 역시 그리 살아야만 할 것이다.
그래서,
부모인 나는 자녀들에게 어떤 것을 특별히 알려주진 않으려 한다. 물론 나에게 그럴 수 있는 능력도 없거니와.
대신,
아이가 스스로 많은 것을 느끼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줄까 싶다.
자신이 직접 선택하고, 도전하고, 성공하고, 실패하는 모든 과정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나는 아이들에게 그런 자유를 선물하려 한다.
스스로,
어제를 반추하고, 오늘을 결정하며, 내일을 기대할 수 있도록...
그러려면,
부모인 내가 먼저 그리 살아야지!
부모인 내가 먼저 도전하고, 성공하고, 실패해보는 모습을 보여주어야지.
내가 먼저 그렇게 살다 보면 결국 아이들은 깨닫게 될 것이다. 물론 그들은 나와 '다른 길'을 걷겠지만, '나처럼' 도전하고, 성공하고, 실패하는 자유를 스스로 만끽하게 될 것이다.
아마 그것이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아이로 키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