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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육을 통해 본 미래교육

-포곡고등학교 교사 채미자

by 까미노

- 본 글은 '2018 혁신학교아카데미 지역전문가과정'에서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서영석 수석연구원이 강의한 내용에 관한 리뷰입니다.



미래학교는 누가 주도하는가? 교육부인가? 과학기술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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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동차 출현 시대의 적기법을 요구하던 마부와 기수가 될 것인가? 골목골목 길을 알고 마차를 몰던 기술을 활용하여 자동차를 운전하는 운전수가 될 것인가?

최근 AI 스피커 ‘알렉사’가 부부의 대화를 임의로 녹음하여 지인 등 타인에게 전송한 보도가 있었다. 부부의 대화를 감지한 AI가 ‘메시지를 전송하라’는 명령으로 오인해 발생한 것으로 사생활 침해의 가능성을 제기하는 사례이다. 19세기 세계 최초의 자동차 사고가 영국에서 발생했을 때 마부협회는 살인 기계인 자동차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적기법(붉은 깃발법)’을 제정하게 한다. 사고 방지를 위해 속도를 제한하고 3명이 탑승하여 깃발을 들고 자동차가 오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지나갔다고 소리치며 뛰어다니는 이 법으로 자동차는 사람보다 빨리 갈 수 없게 만들어 기술의 지체와 결국 마부란 직업이 사라지게 한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수석연구원인 서영석 교수는 강의 시작 전 ‘Socrative Student와 Kahoot’ 두 개의 앱 설치를 요구했다. 미래교육을 실제 앱 실행을 통해 ICT 기술이 교육에 어떻게 구현되는지 보여주고자 했다.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활용한 앱 접속으로 출석을 확인하고 제시된 문제 해결을 통해 학생 진단이 가능해진다. 정답률, 참여율, 문항 분석, 개인별 문제해결력이 엑셀 자료로 출력되어 개별 학생의 학습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학생은 게임처럼 학습하지만 데이터에 기반한 학습자의 학습 이력이 누적되어 교사는 과정 평가가 가능하다. 도구 제작 역시 ppt를 만드는 노력의 절반도 되지 않는 시간으로 간단하게 제작 가능하다. 이렇게 미래교육은 우리 앞에 와 있다.


과학기술이 선도하는 미래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교육은 ‘춤’이라고 설명하고 미래교육의 답은 거기에 있다고 한다. 춤은 멈추고, 낮추고, 맞춰 준다. 교육은 멈춰야 파악이 되고, 다양한 학생들 수준에 맞추기 위해 낮춤이 필요하고 낮춘 자세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맞춰주는 것이 교육이다. 미래에도 교육의 목적과 가치는 바뀌지 않는다고 얘기한다. 교육은 옳고 그름도 있지만 교육에 대한 가치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고 교사가 되고자 한다면 가치에 대한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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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은 우리에게 희망과 공포를 함께 제시하는 화두이다. 실체는 없지만 개념에 대한 이야기는 무성하다. 하지만 우리 곁에 와 있다. 생산하는 제품이 없지만 최대 쇼핑몰인 알리바바, 호텔이 없지만 가장 안내를 많이 하는 호텔 어플 에어비앤비(airbnb), 카카오뱅크, 삼성페이 등 금융기관이 아니지만 금융기관 역할을 하는 핀테크, 교육과 과학기술의 결합 에듀테크 등 ICT 기술이 현실 눈앞에 와 있다. 대학은 이미 학점은행제로 존폐 위기를 맞고 있고, 고교 역시 학점은행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사회의 변화는 학교와 교사가 빨리 변화하지 않으면 '적기법(붉은 깃발법)'을 만들어 기술 발전을 일시적으로 만들었다 사라진 마부가 되거나, IT 기술자가 학교 교육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기술을 사회적으로 거부하는 우리의 저항이 일시적으로 법적 규제나 문화적 저항으로 막을 수는 있지만 결국 기술의 진보를 막을 수는 없고 도태를 초래할 것이다.



우리는 미래학교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현재 미래학교는 교육자가 주도하기보다 기술자들이 만들고 있다. 최근 에듀테크 산업에 기술자들이 뛰어들어 새로운 교육시장을 만들고 있고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래는 블록체인 시대가 펼쳐질 것이다. 웹에 책을 올리면 책 소유권이 내게 있는 상태에서 상대가 가져가는 가치 공유에서, 가치가 이전되는 블록체인 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예측한다. 블록체인은 ‘기록을 모든 컴퓨터에 심는다’는 의미로 중앙기관 없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모든 컴퓨터에 가치가 옮겨 다니며 엄청난 가치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 이는 웹 보다 더 세상을 바꿀 기술로 모든 증빙은 블록체인이 할 것이다. 등기부 등본, 교사 월급, 화폐 가치의 변화, 실물화폐에서 가상화폐, 인공지능이 시를 쓰고, 기사를 쓰고, 그림을 사진으로 바꾸는 등 우리의 통념을 뛰어넘는 시대가 조만간 펼쳐질 것이다.

알파고가 기보를 읽어 전문가 지식을 따라 하던 방식은 사람을 능가하기 어려웠지만, 이후 데이터를 넣어서 분석하게 하는 데이터 기반형으로 발전하여 패턴을 찾는 단계에서부터 사람을 능가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논술평가 답안지와 채점 기준과 점수를 입력하면 스스로 패턴을 찾아 처리하는 부분에서 인공지능은 사람의 주관성을 뛰어넘어 객관적으로 처리 가능하다.


알파고의 마지막 버전 경험축적형은 강화학습으로 룰만 부여한다. 바둑을 혼자 두고 ‘졌다, 이겼다.’의 룰만 부여하면 스스로 강화학습으로 답을 찾아간다. 흑백 사진을 주면 색을 입히고, 그림을 사진으로 출력 가능한 요인은 페이스 북, 구글 등에 올라간 사진이 빅데이터가 색을 입힐 수 있는 스스로 강화학습으로 가능해진다.


2017년 미래창조과학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3대 미래 역량으로 창의적인 복잡한 문제 해결 역량을 갖춘 인간과 로봇의 공생을 위한 3대 미래 역량으로 획일적이지 않은 문제 인식 역량, 다양성의 가치를 조합하는 대안 도출 역량, 기계와의 협력적 소통 역량을 제시하고 있다.


에듀테크가 사교육 시장으로 본격적으로 파고들고 ICT가 기존의 학교를 변화시킬 요인이 커지고 있는 시기에 우리는 미래교육에 대한 역량과 그에 대한 성찰을 하고 있는가? 미래의 교육은 기계와 잘 살던지, 기계가 못하는 일을 하던지. 과거는 지식의 독점으로 학생의 교육을 선점했다면, 미래 교육을 위해 우리는 교사의 권리를 다 내려놓고 어떻게 협업을 통해 준비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춤처럼 어떻게 낮추고 멈추고 맞춰줄지를 고민하는 속에 미래학교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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