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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미노 Jun 27. 2018

'미래교육'을 담은 '미래학교'를 상상하다

-청운고등학교 교사 정문희

어떤 이들은 미래에 학교가 아예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더 이상 학교가 ‘지식’을 배우는 최적의 장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배움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미래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장소가 아니라 다양한 체험을 통해 소통과 협력을 배우고 사회 참여를 지향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데 미래학자들은 대체로 동의한다.     

이 글에서는 지난 5월 25~26일 경기도교육청에서 실시한 혁신학교아카데미 전문가과정 연수 중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본 ‘미래교육’을 통해 바람직한 ‘미래학교’의 모습은 어떠한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미래학교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을 그려보기 위해서는 미래교육이 어떠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우선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미래학교의 모습은 어떠할까?

인공지능기술(AI) 및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은 미래교육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조만간 세상의 온갖 지식을 담은 칩을 대뇌에 심는 기술이 선보인다고 한다. 더 이상 암기 위주의 교육이 필요 없어진다는 뜻이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을 위한 미래교육에 대해 한국학술정보연구원 서영석 수석연구위원은 정보통신기술(ICT) 관점에서 바라보는 미래교육의 변화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이근호 연구위원은 미래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역량중심 교육과정 측면에서 바라보는 미래교육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제시한 인재상은 창의융합형 인재상이다.                  

   

2018 혁신학교아카데미 지역전문가과정 연수 모습(2018.5.)


이는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추고 바른 인성을 겸비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이다. 창의융합형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핵심역량으로 경기도에서는 자기주도 학습능력, 자기관리능력, 협력적 문제발견 및 해결능력, 문화적 소양능력, 의사소통능력, 대인관계 능력, 민주시민의식을 들고 있다. 이러한 역량은 지식을 암기하고 5지선다형 문제를 풀이하는 과정에서가 아니라 다양한 체험을 통해 길러진다. 그런 이유로 미래교육은 체험 중심으로 변화해야 하며, 미래학교는 체험 중심 교육을 담아낼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교사 또한 기존의 잘 가르치는 역할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의 학습 경험을 디자인해주고 핵심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미래학교에는 다양한 IT기술이 학교 곳곳에 숨어 있을 것이다.

학교 건물에 들어오는 순간 자동으로 출석이 체크되어 그 결과가 부모에게 전송되기도 하고, 디지털 칠판인 스마트 월(smart wall)과 홀로그램을 통해 수업 내용이 눈앞에 펼쳐지는 생생한 수업이 가능해질 것이며, 스마트 패드로는 다양한 앱을 활용해 학생참여 수업이 일상화될 것이다.

다만 미래학교 안에 적용된 모든 기술들은 더 잘 가르치고 더 잘 배우기 위한 도구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 연수에 참여한 교사들도 미래사회에서 가장 요구되는 교사의 역량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서 개별화 수업을 위한 ‘학생 이해 능력’과 핵심역량을 기르기 위한 ‘교육과정 재구성 능력’을 ‘IT 신기술 활용 능력’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꼽았다.                           

   

2018 혁신학교아카데미 지역전문가과정 연수생 설문조사 결과(2018.5.)

미래학교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설계하며 자신의 생애를 스스로 디자인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자기주도적 역량과 함께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민주시민을 길러낼 수 있도록 다방면의 지원을 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미래학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가치가 무엇인지 선생님들의 생각을 들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2018 혁신학교아카데미 지역전문가과정 연수생 설문조사 결과(2018.5.)

이는 신기하게도 클라우스 슈밥이 그의 책 ‘제4차 산업혁명’에서 제시한 미래교육의 모습인, 칸막이 사고의 틀을 벗어나 다양한 생태계를 포용하고 통합하는 교육, 협력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통해 공동의 담론을 형성하는 교육, 관용‧존중‧배려와 연민을 통한 지역적‧국제적‧국가적 차원의 지속적 협력과 대화의 교육, 인간 중심의 공익을 위한 공동의 책임 의식을 느끼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 것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연수에 참여한 선생님들이 상상한 미래교육은 인공지능이나 자동화로는 대체될 수 없는 인간다움을 지향하고 있었다. 따라서 미래학교는 교실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뛰어넘어 인간다움을 체험할 수 있는 모든 곳이어야 하며, 그곳에서 교사는 동료들과 함께 '인간다움'이 무엇인지를 항상 성찰하면서 학생의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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