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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한얼 Haneol Park Mar 12. 2022

유령

오늘의 생각 #18


죽은 채

유령이 되어 돌아다녀봤어

사람들이 나를 못 본다는 게 신기했어

사람들이 나를 아는 체 안 한다는 게

재밌었어


어제

내가 아직은 그곳에서

살아있었을 때 모두가 날 훔쳐봤어

그때까지만 해도 살아 숨 쉰다는 게

재밌었어


죽었을 때

모두가 내게 고마워했어

내가 희생양이 되어준 걸 알았던 거지

내 시체를 신기하게 쳐다본다는 게

재밌었어


우린 영원히 외로울 존재인 거야

그런데 난 이제 유령인 거야

새시대가 열린 나에게 이곳은

행복은 쉽지만

살아있긴 어려운 거야

난 죽었어

슬프고도 행복하게 죽었어


그리고,


그들은 외롭게 살아남았어




이런 사실을 모르고 싶어







그냥 멍청하고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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