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은 지극히 아름답다.

오늘의 생각 #74

흰 눈이 잔뜩 쌓인 오늘 아침 새벽,

산책을 했다.

오랜만에 어린아이처럼 눈밭에 누워 바보처럼 실실대보기도 했다.

누울 때 등 쪽에 느껴지는 시원한 눈의 온도와 뽀득뽀득거리는 소리, 감각

문득 세상이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어 울컥했다.

우리는 특별해지고 싶어서, 뛰어나고 싶고 특출나지고 싶어서 모두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 가장 특출난 사람은 가장 평범한 사람이다.

평범한 게 가장 어렵다.

왜냐하면 평범함으로도 충분한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평범하다는 건 오히려 인생의 모든 면을 누릴 수 있다는 것과 같다.

평범함은 지극히 아름답다.

모든 걸 잃었을 때 우리는 무언가를 깨닫는다.

내 것이라고 착각했던 것들을 우리는 빼앗겼다거나 잃었다고 표현한다.

내가 특별한 줄 알았던 거칠고 여린 시간들을 떠나보낸 나는 이제 평범함의 힘을 깨달아가는 어른이 되고 싶다.

평범함, 꾸준함, 변화, 감사함과 친구가 되어가는 어른이 되고 싶다.

평범함의 기적을 볼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평범함이라는 매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인생은 결국 혼자임을 깨달아가는 과정이다.

누가 옆에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미워하는 사람이 있어도 나는 언제나 혼자다.

지독히도 외롭다.

마치 편안한 소파 같은 고독감.

누워서 나를 본다.

외로운 건 지극히 정상이다.

예쁜 마음만 있으면 충분하다.

방법은 배워가면 되고 알아가면 되고 맞춰가면 되니까.

마음만으로도 충분한 것이다.

사람이 극단적으로 되는 것은 그 반대편에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은 그걸 원한 게 아니었으면서.

그렇게 상처받고 다쳐가면서까지 반대편에 있는 것을 잡지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