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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한얼 Haneol Park Feb 27. 2024

뉴트럴

오늘의 생각 #75


내 삶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보니 보이는 것들이 있었어
시간이 꽤 걸렸지

엄마는 내 햇빛이야
아빠는 내 불행이야
그래서 참 다행이야
햇빛만 쬐면 뜨겁잖아
불행으로 차갑게 식혀줄 때도 있어야지

불행을 알아야 행운이 뭔지도 알더라
그래서 불행이든 행운이든
그저 감사할 수밖에 없는 거야 우리는, 인간은...

그렇게
불행과 행운의 양극단을 왔다 갔다 하면서
내가 점점 중간 사람이 되더라?
뉴트럴이 됐어

남자도 여자도 아닌 듯이
세지도 약하지도 않은 것이
밝지도 우울하지도 않고
거칠지도 매끈하지도 않아서
어디에나 묻어나고
무엇이든 어울리지

특출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게 내 매력이야
모든 걸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이 되어가는 중랄까

그래서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 특별한 사람들 것 같아
눈에 띄지 않아서 잘 보이지 않는 그 미세한 중간을
볼 줄 아는 사람들이거든
모든 걸 중화시켜주는 뉴트럴을 필요로 한다는 건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거든

너를 위해서 나를 지킬게
내가 할게
내가 해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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