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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한얼 Haneol Park Apr 21. 2024

이름이 없어

오늘의 생각 #81


산 입구에 서있어
나를 향해 부는 바람을 느껴
내게 오라고 손짓해
저 앞에 새로운 삶이 놓여있어

피톤치드, 물소리
내 온몸과 마음을 씻겨주네

테니스 코트 위에 서있어
운동하는 사람들이 보여
투명인간이 된 것처럼 그들을 구경해
아무도 나를 보지 못 해

무심함, 고독
내 온몸과 마음을 쓰다듬네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
나는 나야
이름은 그냥 주어진 것뿐이라는 걸 깨달았어
나는 나야
몸은 그저 내가 가진 것뿐이라는 걸 깨달았어
나는 나야
이 세상에 나만 존재한다는 걸 깨달았어
나는 나야
(넌 누구야?)
난 그냥 나야

난 이름이 없어
여긴 여기고
나는 나야
여긴 아무것도 없어
내가 죽으면 이 우주도 없어
여긴 원래 아무것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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