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129
나의 친구여,
그 녀석은 두려운 것뿐이야.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모든 가능성들에
지레 겁먹고 널 떠나버린 거야.
그런 나약한 인간을 붙잡을 필요가 있겠어?
없지.
나의 친구여,
매력이란 건 함정에 불과해.
네가 그 사람을 인간적으로도 존경할 수 있는지
그걸 깊이 고민해 본다면
아마 확신할 수 없을걸?
분명히.
나의 친구여,
너처럼 속이 깊은 사람은
절대 가벼운 사람과 어울릴 수 없어.
저 위에서 파도에 휩쓸리고 있는 물고기가
어찌 심해 깊은 곳에 있는 널 마주 보겠어?
안 되지.
나의 친구여,
넌 똑똑하니까 분명 눈치챘을 거야.
뭔가 꺼림칙한 게 있었을 때
넌 사려가 깊은 아이라 그것조차도 이해해 보려고 노력했겠지.
다 소용없어,
정말로.
나의 친구여,
네가 흔들릴 때마다 듬직하게 네 곁을 지켜주는 사람을 만나기를.
어떤 일이 있어도 결국엔 서로를 선택할 줄 아는 사람을 만나기를.
절대 너를 헷갈리게 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기를.
너를 가벼이 여기지 않고, 너에게 건네는 작은 말 한마디조차도 소중하게 꺼내주는 사람을 만나기를.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 떳떳하고 당당해서 네 존재도 여기저기 자랑하고 다니는 사람을 만나기를.
자기 몸이 소중해서, 네 몸도 소중히 다뤄주는 사람을 만나기를.
이랬다 저랬다 하지 않고 항상 한결같은 모습으로 널 반겨주는 사람을 만나기를.
너를 풋풋한 고등학생처럼 웃게 만들면서도, 네 안의 지혜를 끄집어내 주는 사람을 만나기를.
요즘 세상엔 드물겠지만, 그저 네게 잘 보이려 노력하는 순수한 사람을 만나기를.
하루의 시작과 끝마다 꼭 잊지 않고 인사해 주는 사람을 만나기를.
이 모든 조건들이 갖춰지지 않은 사람을 굳이 애써 만나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