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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결음이 영원히 끊기지 않았으면

by 박바림

어느덧 통화 연결음이 길어질 때면 불안한 나이가 되었다. 내 나이가 아닌 부모의 나이 말이다. 익숙하게 들리던, 날 반기는 ‘여보세요’라는 한마디가 언젠간 들리지 않게 될 테다. 그 공백을 어떻게 살아갈지 짐작할 수 없어 고개를 절로 젓는다. 두려움을 애써 털어낸다.


건강히만 있어달라는 마음이 간절했던 연말이었다.

세월이 흐를수록 막연한 성공과 지위를 향한 욕심이 줄어든다. 그저 나와 내가 아끼는 주변이들이 멀쩡하게 있어만 달라고 빈다. 빌었던 말을 다시 반복하며 손과 목이 닳도록.


아직 봄이 찾아오지 않은 2025년, 부디 모두에게 고요하고 아늑한 한 해로 지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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