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시기가 임박해오면 산모의 배는 남산처럼 커집니다. 아이의 태동도 잘 느낄 수 있는데요, 아이가 발차기를 하면 엄마가 “악!”하고 소리를 지를 때도 있습니다. 배에서 아이의 손과 발의 모양도 간혹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제 아이가 정말 많이 커서 밖으로 나올 때가 멀지 않았습니다. 언제까지나 뱃속에서만 자랄 수는 없겠죠. 이제 세상을 향해 한걸음 내딛는 출산이라는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출산이 임박해지면 배만 커지는 게 아닙니다. 이제부터 엄마는 진통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제 아내도 임신 8개월 때부터 조금씩 아랫배가 아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그 전부터도 조금씩 아프다는 것을 느꼈지만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죠. 원인이 뭘까 걱정이 되어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가진통’과 ‘진진통’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가진통은 자궁 근육조직이 분만에 대비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증상입니다. 즉, 본격적인 출산에 대비해서 자궁의 근육들이 준비운동을 하는 것이죠. 출산은 밖으로 나오려는 아이의 노력과 아이를 밖으로 밀어내는 자궁 근육의 움직임이 합심해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때문에 자궁의 근육들이 충분히 몸을 풀어야 하는데 그 때 발생하는 진통이 바로 가진통입니다. 가진통은 일반적으로 불규칙하게 옵니다. 아내가 가진통이 왔을 때는 너무 당황하지 말고 아이가 나오기 위해 아내의 몸이 준비를 하는구나 하고 이해를 하시면 됩니다.
진진통은 본격적인 자궁 수축으로 인해 생기는 통증을 말합니다. 가진통은 아랫배가 불편했다면 진진통은 허리와 복부 전체에 통증이 전해집니다. 진진통의 정확한 원인은 자궁경부의 소실 및 개대(자궁경부가 얇아지고 열리는 것)를 유발하기 위한 자궁수축입니다. 진진통의 증상으로는 평균 5분 간격의 규칙적인 강한 진통입니다. 이때 1시간동안 12회 이상의 자궁수축이 있으면 시간이 갈수록 간격이 짧아지며 수축 강도가 강해집니다. 이로서 자궁경부가 3~4cm 정도 열리게 되는 것이죠. 제 아내는 처음 진진통이 왔을 때 가진통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평소처럼 있었습니다. 그런데 진통이 멈추지 않고 몇 시간동안 계속 되었고 진통의 주기가 굉장히 규칙적인 것을 감지했죠. 그래서 병원에 전화를 해봤더니 얼마나 규칙적으로 진통이 오는가를 체크해보라고 하더군요. 출산 전 진통을 측정하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얼마나 규칙적인지 측정을 시작했습니다. 정확히 5분 간격이었죠. 그 때 저희 부부는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 라봉이를 직접 만나겠구나!’라고 말이죠.
첫째 아이를 출산하는 많은 부모는 이러한 진통이 매우 낯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가진통에 대해서 이해를 하면 좋습니다. 우선 복부의 통증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어 심적으로 안정을 느낄 수 있고, 진진통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파악하여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미리 준비를 할 수 있으니까요.
가진통은 보통 임신 16주부터 느껴지며 한 시간에 1~2회 정도의 간격을 가집니다. 임신 중기부터 혹은 그 이전부터 어느 순간에 자궁 근육이 조인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볼록 나온 배 위에 손을 얹어보면 자궁이 단단해진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바로 자궁이 수축했기 때문입니다. 자궁 수축은 보통 한 번에 30초 정도 지속되며, 산모는 자궁 수축이 일어날 때마다 이를 모두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산모는 느끼지 못하지만, 자궁은 임신 후 7주 정도부터 부드럽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합니다. 자궁이 커질수록 수축이 발생할 때 조이는 느낌도 강해져 자궁이 커진 이후인 임신 16주부터 가진통을 느낄 수 있는 것이죠. 가진통은 증상이 나타날 때 진통의 간격을 체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규칙적이진 않지만 너무 심한 진통이 계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습니다.
출산일이 다가올수록 자궁이 수축되는 느낌이 더욱 강해지면서 통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진통이 있을 경우에는 최대한 여유롭게 호흡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내가 진통으로 괴로워한다면 아내 옆에서 함께 심호흡을 하며 마음의 안정을 주려고 노력해 주세요. 평소에 아내가 많이 움직이는 편인가요? 진통이 심할 때는 가급적 움직임을 줄여주시는 게 좋습니다. 자리에 앉거나 가벼운 걸음 정도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자세를 바꾸는 것은 가진통 완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수시로 움직이며 통증이 완화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시면 좋습니다.
규칙적이고 심한 통증이 있기 전까지는 가진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내가 가진통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그런데 나중에 출산을 할 때를 생각해보면 가진통은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아내의 고통에 최대한 공감하며 아내에게 안정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가진통은 이제 아이를 만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신호입니다. 우리 남편들도 긴장이 되긴 마찬가지일겁니다. 하지만 아내만큼 긴장이 될까요. 최대한 침착하게 대응하며 아내와 단둘이 있는 마지막 시간들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