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놈일 땐 미처 알지 못했던 아버지 이야기 #31
우리나라에서 남자로 태어나 살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들 중 하나가
남자는 남자답게 행동해야 한다는 유교적 고정관념이다.
우리 아버지들 시대에는 이런 고정관념이 특히 심했다.
사내녀석이라면 응당 울어선 안 됐고, 초랭이처럼 가볍게 행동해서도 안 됐다.
일종의 강요이자 강제였던 이 같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행동이라도 할작시면 으레
"너 그러면 고추 떨어진다" 하는 어른들의 협박 아닌 협박이 뒤따르곤 했다.
대를 이어 내려온 이같은 반복교육내지 강요의 효과였을까?
우리 아버지들은 기쁠 때건 슬플 때건 표정을 안으로 감추는 게 습관화 돼있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 시인은 '아이가 울고 싶을 때 울 수 없는 것처럼 슬픈 일은 없다'고 얘기하기도 했는데,
그런 맥락에서 보면 평생동안 희노애락을 애써 감추며 살아오신 우리 아버지들이야말로 슬픈 존재가 아닐까.
남자는 남자답게 행동해야 한다는 헛소리 장단에 춤추는 짓일랑 이제 그만 멈추고
남은 여생이나마 우리 아버지들이 남자이기보단 인간으로서 희노애락에 충실한 삶을 누리며 사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