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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Oct 26. 2023

백종원 땜에 망했다는 식당 사장님들

이미지출처 : 백종원 유튜브 화면캡처


백종원 대표 때문에 다 망했다는 금산 인삼축제 상인들의 탄식이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비싼 임대료를 내고 축제에 참가했는데, 더본코리아 백 대표가 직접 개발한 인삼소시지와 인삼소고기국수 등 메뉴를 일부 상인들에게만 제공해 '한쪽'만 살려주는 바람에 자신들 쪽은 다 망했다는 거였다.​


뭔 소리인가 싶어 속사정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그런 탄식을 내뱉은 상인들은 축제가 열린 금산 지역과는 전혀 상관도 없는 외지 사람들이었다. 축제가 열린다니까 축제장도 아닌 외곽지역 사유지 땅을 임대료 내고 빌려 장사를 하러 들어와 놓고서는 마치 공식 참가업체나 되는 양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 거였다.


더군다나 해당 상인들은 빌린 사유지 땅주인에게 1천만원 가까운 자릿세를 내고 들어와 떡볶이 한 컵 1만원, 어묵 5개 1만원을 받는 등 바가지를 씌우는 악덕상혼을 발휘했단다. 그 비싼 가격을 받으면서 인삼축제라는 정체성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도 인삼 실뿌리 하나 안 들어간 음식들을 여행객들에게 팔아 먹은 거다.


금산 인삼축제가 열린 기간은 지난 10월6일부터 15일까지 열흘 간이었다. 이 짧은 기간 안에 1천만원이나 되는 자릿세를 뽑으려면 재료비 등을 감안했을 때 하루 최소 150만원 이상은 팔아야 본전치기요, 200만원 이상 팔아줘야 좀 남는 장사가 될 터였다. 즉, 바가지를 팍팍 씌워 하루에 1만원짜리 떡볶이 또는 어묵 200그릇씩은 팔아야 한단 얘기 되시겠다.​


그런데 여기에 백 대표가 개발했다는 인삼 베이스 특별요리가 짠 하고 등장을 했다. 백종원이라는 유명 쉐프가 개발을 했다는 입소문에, 인삼축제라는 행사와 잘 어울리는 인삼 관련 요리인 만큼 날개 돋친듯 잘 팔렸을 거란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거기다가 음식값마저 5천원으로 매우 저렴해서 가성비 플러스 가심비까지 높았다. 축제장 바가지 요금에 익숙한 사람들 입장에서 봤을 때 인삼축제에 잘 아울리는 특색 있고 퀄리티까지 갖춘 음식을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다면 당연히 줄을 서서라도 먹으려 들지 않았겠는가.​


덕분에 백 대표 메뉴를 선보인 음식 부스들은 개장 직후부터 긴 줄이 늘어설만큼 성황리에 운영이 됐다. 일부 매장들은 점심 시간이 시작되기도 전에 재료가 모두 소진됐을 정도다. 축제 특수를 기대하고 비싼 자릿값까지 감수하고 들어온 외지 상인들 입장에선 자기들에게 와야 할 손님들을 백 대표 때문에 다 뺏기는 느낌이 들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지역 축제라는 건 지역 특산물을 홍보하고, 이를 매개로 여행객을 유치하는 한편 중장기 관점에서 특산물 직판로 확대를 노리는 지역민들을 위한 행사다. 당연히 지역민들이 그 주인공이어야만 하는 행사고, 그 지역 이미지와 특산물 판매를 위해 여행객들에게 좋은 가격에 좋은 먹거리, 최상의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게 기본 덕목이다. 그게 다 지역의 평판이 되고, 지역 특산물의 대외적인 평가지표가 되는 까닭이다.


그런 남의 잔치에 외지인 뜨내기 장사꾼들이 기어 들어와서는 바가지 요금 횡포나 일삼으며 배짱 영업을 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해당 지역이 지게 된다. 사정을 잘 모르는 여행객들은 그 지역 축제에서 그런 바가지와 불친절을 겪었으니 당연히 그 동네 인심이 더럽다고 평가하게 될 거고, 나중에 누군가와 그 동네 얘기할 기회가 생기면 안 좋은 평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백종원 대표도 그렇고 장사 좀 할 줄 안다는 사람들이 '장사는 이익을 남기는 게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거'라는 철학을 견지하는 이유가 바로 그거다. 지금 당장 몇푼의 이익을 더 남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한번 왔던 손님이 또 오게 만들고, 물건이 아닌 그 사람을 믿고 거래를 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게 진정한 장사꾼이라는 얘기다.


축제, 특히 지역축제 역시 마찬가지다. '축제는 이익을 남기는 게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거'여야 한다. 축제가 열려 사람들 좀 몰려올 거 같으니까 거금을 자릿값으로 투자해 단 며칠 만에 그 이상의 돈을 빼먹으려 혈안이 된 사람들일랑 발도 못 붙이게 만들고, 해당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쭉 살아가면서 지역축제를 통해 내 고장을 널리 알리고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행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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