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우승자를 가리기 위한 최후의 2인 중 나머지 한 명을 가리는 무대였던 흑백요리사 시즌2 11~12화는 사실 많이 맥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어느 정도, 아니 그보다는 훨씬 많이 결말이 예상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10화 마지막 부분에서 미쉐린 2관왕을 받은 백수저 오브 백수저 손종원 쉐프와, 공식적으로 아직까지는 별명만 알려졌을 뿐인 정체미상인 흑수저 요리괴물 대결 결과 발표를 중간에 자름으로써 과연 누가 최종 결선에 진출하게 될지 궁금증을 자아냈던 편집이 누군가의 실수로 수포로 돌아가서다.
이른바 흑백요리사2 요리괴물 관련 스포 유출 사태가 바로 그것이었다. 누구에 의해, 왜, 어떤 경로로 그 같은 사태가 벌어졌는 지는 알 수 없으되 들려오는 소문에 따르면 문제의 요리괴물이 닉네임이 아닌 본명이 새겨진 명찰을 가슴에 단 채 인터뷰를 하는 영상이 유출됐단다.
흑백요리사 규칙이 흑수저의 경우 결승 진출 전까지는 실명을 밝히지 않는 거라는 사실에 비춰보면 이는 곧 요리괴물이 최소한 최종결선에 진출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거였다. 다시 말해 이는 10화 말미를 긴장으로 장식한 최종 7인 중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벌인 미쉐린 2관왕 백수저 손종원 쉐프와의 대결에서 요리괴물이 승리했다는 얘기였다.
아니나 다를까 11화가 공개되자마자 그 같은 추측은 사실로 드러났다. 미쉐린 2관왕이라는 빛나는 타이틀과 그 동안 쌓아온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손종원 쉐프는 최종 7인 진출에 실패했고, 우승이 목표라며 쉼없이 야망을 드러내 보이던 요리괴물은 최종 결선에 진출했다.
스포 유출 사태가 딱 여기까지만 영향을 미쳤다면 그나마 좀 나았을 텐데 문제는 계속됐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러했을 거라 생각되는데, 11~12화를 보는 내내 요리경연도 요리경연이지만 요리괴물이 등장할 때마다 자꾸만 그의 가슴팍 부분을 신경써서 보게 되더라는 거다.
유출됐다던 그 스포 인터뷰 영상에서 본명 명찰을 달고 나온 게 7인이 참여하는 최종결선 과정이었는지, 혹은 최후의 2인이 겨루는 결승 과정이었는지 하는 궁금증 때문이었는데, 그 결과 중화요리 대가 후덕죽 쉐프와의 최종 승부가 펼쳐진 12화가 끝날 때까지도 본명 명찰 단 요리괴물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렇다면 결국 결론은 뻔하다. 유출됐다던 문제의 스포 인터뷰 영상이 AI로 만든 가짜거나 누군가에 의해 조작된 게 아니라면 후덕죽 쉐프와의 최종 승부에서 승리를 거두고 결승전에 진출한 우승자 후보는 요리괴물이라는 합리적인 추론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스포 하나가 이렇게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