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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터넷·모바일 이후, AI 시대는 무엇이 다른가

에스테틱AI (뷰티AI) 의 가능성에 대해서

by BAKI

세상이 너무 빠르게 바뀌고 있어서, 여전히 AI태풍의 눈 한가운데 있는 듯해서 이 태풍이 잦아들어 변화한 세상을 보고 그 때 투자하면 차라리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차라리 한 몇 년 동면하고 깨어나면 좋겠다’ 는 농담을 종종 해왔던 최근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선명’해질 땐 나만 투자하고 싶겠냐 다들 하고 싶지..그럼 이미 늦겠지.. 그래서 일단 과거의 사례에서 배워보기로 했다.


AI 시대도 인터넷이나 모바일 시대의 흐름을 어느 정도 닮아갈 거란 전제 하에, 그럼에도 ‘그 때와 지금은 무엇이 다른가’를 생각해보았다. 당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를 상수로, 그러나 그 때와 지금 달라진 것들을 변수로 놓고 계속 머리속 생각통에 넣고 요리조리 굴리면서 ‘그럼 지금은 어느 정도 단계에 와있는 건지, 나는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AI시대가 본격 열리는 2025년은 인터넷,모바일 시대와 무엇이 다른가.

1. 전세계가 같은 것을 경험한다.

인터넷&모바일시대를 거치며 연결성&속도가 가속화되어 전세계가 실시간으로 동기화된 상태다. 1분 전 미국에서 일어난 일을 서울에서 바로 알 수 있으며 86년생의 한국인은 둘리를, 일본인은 도라에몽을, 미국인은 트랜스포머를 보고 자랐지만 2025년 전세계 어린이들은 모두 케데헌 대동단결이다. 다시 말해 AI경쟁에서 잡았을 때 가져갈 수 있는 파이가 어마무시하게 커진 것이기도.


2. ’시작부터 글로벌‘ 이 점점 더 가능해진다

국가를 넘나드는 온라인결제 등의 편의성도 많이 개선되었고 특히 AI로 언어의 장벽이 거의 없다시피 해지고 있다. 체감상 최근 몇 년 사이에 ‘한국어로 출시했다는데 뭔지 모르게 어색한 외국서비스‘ 가 확연히 줄었다. 다시 말해 타국가로의 확장이 매우 용이하며 그러나 동시에 시작부터 글로벌 경쟁인 상황.


3. Big tech 과 스타트업의 격차가 압도적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를 거쳐오며 Big Tech 기업들은 압도적인 규모의 경제를 구축했고, 특히 자본과 데이터 면에서 격차를 더욱 벌려왔는데 지금 시점에서의 그 격차는 도전하기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다. 실제로 모바일 시대 초입인 2010년 수백억 달러에 불과했던(지금이야 ‘불과했다’ 라고 표현하지만 실제 저 당시엔 그 숫자들이 참으로 기록적인 숫자였다) 그들의 시가총액은, 2025년 AI원년에 이르러서는 수조 달러로 도약했다. 단 15년 만에 ‘백조’ 기업들이 ‘천조’ 기업으로 재편된 것이다. 아래 간단히 비교표를 만들어보았다. (각 해마다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하냐에 따라 등락이 큰 편이지만 전체 추이를 보기엔 무리가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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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놓쳐서는 안되는 거대한 전환점임을 모두가 안다

인터넷 시대, 심지어 모바일 시대까지는 ‘이 까짓게 뭐라고.. 결국 잠잠해질거야’ 하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오히려 먼저 기회를 붙잡은 회사들, 특히 레거시가 없고 잃을 게 적은 스타트업들에게 기회가 꽤나 열려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과 모바일시대의 학습 결과 오늘날에는 모두가 ‘거대한 전환이 다가오고 있으며 이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한다. 인터넷&모바일 시대를 통과해온 구글·아마존·네이버·알리바바 같은 회사들은 이제 안다. 큰 물결에서 주도권을 빼앗기는 순간, 결과가 얼마나 극적으로 달라지는지를. 그래서 뺏기지 않으려 모두가 필사적이다.


먹을 수 있는 파이는 커지고 경쟁은 치열해졌으며 ’다들 잠을 자기는 하는가’ 의심될 정도의 속도로 모두가 달려들고 있다. 이미 미국과 중국은 멀찌감치 앞에서 전장을 이끌고 있고, 유럽(프랑스)과 아시아(한국 일본 싱가포르)는 후미에서 따라잡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격차는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전체 판세는 쉽게 바뀌지 않을 거다.


다시 말해 지금 AI씬에 발을 들이신다면, 이미 전 세계에서 두뇌·자본·경험 다 갖춘 형·누나들이 목숨걸고 땅따먹기 시작한 왕국에서 저.. 멀리 지방출신의 나도 뭐 하나 해보자!’ 고 도전장 내미신 셈이라는 것.


물론 투자자인 나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주로 한국/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나는 한국에 기회가 적어 보이고, 한국+스타트업에겐 기회가 더더더 적어 보이는 이 scene을 보면서, 그래도 뭐가 있을거다! 하고 필사적으로, 여전히 희망회로를 돌리는 중이다.


답답한 마음이 들때도 있지만, 그래도 이 엄청나게 어려운 전장에서도 기회를 찾아내고 치고 나갈 뛰어난 창업자들이 한국땅에 많다고 믿는다. 그전 인터넷&모바일 시대보다 똑똑한 인재들이 창업씬에 합류하고 있으며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길이 있고, 골리앗들의 판에서 다윗의 돌팔매 하나가 판을 흔들 수도 있으니까.


결국 나만 잘하면 + 투자자로서의 역할을 잘 해내면 될 터. 지금의 AI시대에 어디에 기회가 있다고 믿고 어떤 Tech기업에 투자하고 싶은지 영역을 조금 정리해봤다.


빅테크가 (당분간은) 하지 않을 영역
(국가단위로는 니치마켓이라도)
글로벌로 모아보면 꽤 사이즈가 되는 영역
충성도 높은 ‘찐고객’이 존재하는 영역
한국이 ‘글로벌에서 선두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분야
(다른 나라보다 한국에 데이터가 많거나 이미 찐고객이 많거나 등)


특히 찾고 싶은 것은 ‘마지막’ 영역이다. 몇 안되게 한국이 앞선 출발선에서, 혹은 최소 비슷한 출발선에서 경쟁할 수 있을 영역이고 만약 경쟁에서 승리한다면 글로벌을 모두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회사‘ 가 될 수 있다는 거니까!


이런 맥락에서 내가 현재 가자 관심을 두고 있는 영역이자 누가 좀 해달라고 목놓아 외치고 다니는 분야가 있는데.. 바로, 에스테틱 AI 혹은 뷰티 AI.


(다음 글에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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