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글로벌에서 선두를 차지할 수 있는 AI분야
지난 번 글에서는 ‘AI시대에 어떤 Tech기업에 투자하고 싶은가?’ 를 적어보았었다.
빅테크가 (당분간은) 하지 않을 영역
(국가단위로는 니치마켓이라도)글로벌로 모아보면 꽤 사이즈가 되는 영역
충성도 높은 ‘찐고객’이 존재하는 영역
한국이 ‘글로벌에서 선두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분야
나는 이 영역 모두에 속하는 분야가 에스테틱AI 혹은 뷰티AI 라고 생각한다. ‘화장품’에 국한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워지고 싶은 고객의 욕망, 그리고 그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고도로 발달된 산업 전반’ 이라는 의미의 에스테틱/뷰티 분야.
1. 크고 성장하는 시장
글로벌미용시술시장은 최근 5년 간 매년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유지해오고 있다. 2021년 약 120조 정도의 시장이었던 크기가 계속 성장하더니 2030년에는 300조가 넘는 시장(400조 이상으로 보는 리서치들도 있음)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중. 특히 비수술 시장이 더 빠르게 성장하는 중인데 한 번에 큰맘먹고 하는 성형수술이 아니라 보톡스, 레이저 등의 시술영역은 주기적으로 꾸준히 관리하는 개념이라 리텐션도 높다. 특히 주목할 것은 고객층의 '어마어마한' 확대. 기존 주요 고객층이던 3040 이외에도, '여전히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싶은' 5060세대, SNS의 확산으로 훨씬 더 어린 나이부터 외모에 신경쓰기 시작한 1020세대 까지 시장에 진입하여 전체 수요연령층이 대폭 확대되었다. 이미 성숙한 시장인 스킨케어시장도 여전히 주요 국가들에서 6-7% 연간성장률을, 색조영역은 이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즉 '나의 외모/체형을 가꾸고 발전 시키고자 하는 욕망'의 시장은 이미 있고, 크며,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속에서 다른 사람들의 삶을 살펴보는 일이 일상이 되고, 모두가 같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에 '외적으로 아름다운 것에 대한 선망'은 커진다.
2. 한국이 유리한 출발선에 있는 시장
지난 수십 년 간 한국은 '외모를 지나치게 신경쓰는 나라' 라는 비아냥을 많이 들어왔다. 성형수술 1위 국가, 인당 연간 뷰티 소비액 1위 등..해외 언론들은 한국의 '외모지상주의'를 꼬집었다. 그러나 이 집착은 더 이상 결핍이 아니라 기회다. K-콘텐츠가 주목을 받으며 동시에 '한국인들은 왜 이렇게 피부가 좋은가, 왜 다들 아름다운가' 하는 글로벌 호기심이 크게 일었다. 집착은 세계 3대 화장품 수출국을 만든 동력이 되었고, 강남은 이제 해외 환자들이 몰려오는 성형·피부 의료의 성지가 되었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오늘날 한국이 세계 미(美)산업의 기준이 되고 있고, 한국이 글로벌에서 선두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분야가 바로 에스테틱/뷰티다.
3. 게다가 '어쩌다보니' 블루오션
잠시 내 경험 하나를 공유하고 싶다. 나는 2010년에 데이팅서비스 ‘이음’을 창업했다. 이음이 나온 후 3-4년 동안 이 좁은 한국 땅에 3백 개가 넘는 데이팅 서비스들이 탄생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왜 한국에 이렇게 필요 이상으로 데이팅앱이 많냐 창업팀 열 중 하나는 소개팅앱이더라’ 고 말했었다. 내가 느끼기에도 그랬다.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많았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데이팅 스타기업이 없이 다 고만고만한 상황인데도 그랬다.
“왜 그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창업자들 자신이 바로 그 서비스의 가장 열렬한 수요자였기 때문이다. 원래 대부분의 창업은 ‘창업가의 필요’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2010년 당시(그리고 지금도) 창업씬의 주류는 젊은 미혼 싱글남성들 이었기에..본인들이 니즈가 큰 영역이었던 데다가 실제 써보고나서는 ‘내가 유저로서 이거저거 써봤는데 다 별로야! 내가 제대로 만들겠어!’ 하는 내소원수리창업이 많았기 때문. 가뜩이나 Retention 만들기 어려운 데이팅서비스가 필요 이상의 경쟁과 마케팅지출로 모두가 쉽지 않았다. 아이러니한 것이..여성인 나는 데이팅 서비스를 만든다는 게 어쩐지 어색하고 부끄럽게 느껴져서 ‘그래, 다들 이렇게 생각할테니 경쟁도 적을거야, 블루오션이겠지’ 했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오히려 온갖 팀들이 뛰어드는 레드오션 한복판이었다.
이에 반해 에스테틱/뷰티섹터를 보자. 혹시 레어리 , 셜록뷰티 와 같은 '내 사진과 영상을 찍어보내면 얼굴, 체형을 분석해주고 컴플렉스를 보완한 헤어. 메이크업,패션 등을 추천해주는 컨설팅서비스' 를 알고 계신지. 약 30만원-60만원 선의 적지 않은 가격에, 직접 만나서 상담하는 것도 아니라 PDF 로 보고서를 받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구매창이 열리면 오픈 직후 바로 sold out 이 되고 있다. 레어리와 셜록뷰티 모두 이미 3-4년 정도 된 서비스인데, 이 정도 수요와 인기라면 추가적인 경쟁자들이 달려들었을 법도 하지만 여전히 양강구도의, '메기'가 없는 시장이다.
이 서비스들에 대해 주변에 공유했을 때 남성분들은 '왜이렇게 비싸!' 혹은 '그런 서비스가 수요가 있어?' 하는 반응을, 여성분들은 '와! 나도 해보고 싶어!' 하는 반응으로 갈렸다.
에스테틱A/뷰티AI 는 수요는 창창하고 성장하는데 앞으로도 여전히 공급이 부족할 것이다. 지금 창업 주류인 3040 남성 창업자가 '찐 유저'가 되기 어려운 영역이기에. 여전히 테크 업계는 남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고, 그들이 피부·뷰티 영역에서 절실한 니즈를 느끼는 경우는 드물다. 창업자들이 직접 니즈를 체감하지 못하니 시도조차 적고, 따라서 수요 대비 공급 불균형이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블루오션이다.
우리가 한 번에 수십 수백만원을 거침없이 꾸준히 지출하는 영역이 일상에 얼마나 있을까. 그러나 피부과·성형·뷰티 서비스에는 이 정도의 금액을 주저 없이 지불하는 고객이 적지 않다.
“모바일에서는 더 이상 기회가 없다”, “AI는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게임이라 한국이 가져갈 몫이 없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스타트업씬에서 들려오는 요즘이다. 배를 크게 움직이는 건 노가 아니라 바람이다. 역풍이 불 때엔 아무리 노를 저어도 제자리걸음이지만 순풍이 불어오면 조금만 노력해도 더 멀리 갈 수 있다. 보통 순풍이 부는 바다엔 나 말고 다른 배들도 빽빽하기에 서로 견제하고 경쟁하느라 빠르게 치고 나가기 어려울텐데 나는 에스테틱AI/뷰티AI 분야가 지금 순풍이 불어오는, 그런데 아직 경쟁하는 배들도 거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이 비즈니스를 ‘사소하다’,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별로 중요한 니즈가 아니다’라고 치부하는 시선이 존재한다. 나는 여기에 근본적인 반발심이 있다. 공부를 잘하는 것은 ‘타고난 재능과 꾸준한 노력’으로 존중받으면서, 아름다운 외모를 타고났거나 이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왜 평가받지 못하는가? 이미 여러 연구가 외모가 사회적·직업적 결과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헤어를, 메이크업을, 체형교정을, 시술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바뀔 수 있는 영역이고 노력을 통해서 바뀔 수 있는 영역이다. 그렇다면 이 욕망을 부정할 게 아니라, 오히려 개인의 외모를 더 정확히 이해하고 개성과 만족감을 높이는 서비스로 발전시켜보면 어떨지.
에스테틱AI/뷰티AI 에 도전할 개인,팀,회사를 찾습니다!
컴퍼니빌딩이라고 생각해도 좋고, 투자자가 창업자를 모집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좋고, 함께 초기여정을 함께할 동료를 찾는 것이라 생각해도 좋다. 방식에 대해서는 추후 함께 논의하면 된다. 지금 필요한 사람은 이 시장에 대해서 함께 믿어주고 고민해 줄, '온라인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해 본 사람' 이다.
고객을 소중하게 여기고, 서비스를 찐으로 만들어낼 사람을 찾는다. 데이팅/패션/뷰티/커뮤니티 온라인서비스를 직접 만들어본 기획자/개발자라면 가장 좋다. 계속 고객을 궁금해하며 서비스를 다듬는 분들. '아름다워지고 싶은' 고객의 니즈를 우습게/하찮게 여기지 않는, 고객의 피드백을 통해 서비스를 개선/발전해나가는 사람을 찾는다.
'그래서 네가 비즈니스 플랜까지 다 짜놨냐?' 라고 물으신다면, 그 정도는 아니지만 '이렇게 초기 MVP를 만들보면 어떨까요?' 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정도는 알토스팀에서 고민해두었다. 최소한의 룰북을 만들기 위한 데이터 정의+수집, 어떻게 초기 고객을 모으고 시장을 검증할지, 한 번 쓰고 마는 서비스가 아니라 Retention이 나오는 서비스가 되려면 뭘 더 해야할지, 커머스 안 붙이고서 수익/매출내기 등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들이 많다.
나는 정말 기회가 있다고 믿고, 필요한 서비스이고 사회적으로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2회에 걸친 이 글은 내가 어떤 생각의 흐름을 거쳐서 에스테틱AI/뷰티AI 의 기회를 믿게 되었는지를 간략하게나마 적어본 내용이다. 이제 이 글을 주변에 공유하면서 좋은 분들을 찾아나갈텐데, 글이 많이 부족해서 혹시 이 기회가 잘 느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리고 글 내내 '내가' 라고 적었지만, 알토스팀과 함께 고민하고 생각한 것들이다. 나의 글재주 부족이 혹시 알토스의 판단력부족 으로 느껴질까봐 걱정되어 '내가' 라고 계속 적긴 했지만, 이 모든 여정은 알토스팀이 함께할 거다. 알토스팀과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나갈 동료를 찾습니다!
기본적으로 알토스팀 주변의 관심있는 분들께 구애할 목적의 글이지만, 이 외에도 관심있으신 분들은 나의 인스타그램 혹은 링크드인으로 연락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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