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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버 Aug 25. 2019

친구는 어떻게 되는 거야?

그게 뭔데?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구름이랑 산책을 하다 보면 종종 그런 생각이 든다. 강아지들끼리 마주치면 집사들은 빠르게 강아지로 빙의해서 생전 처음 봤음에도 '친구 왔다, 친구~' '친구 잘 가~'라고 얘기한다. 근데 정작 집사들은 가볍게 고개 숙이는 게 전부다.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날 때는 경계와 반가움이 공기를 메우지만, 집사 대 집사로 만날 때는 모종의 신뢰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우리는 서로 친구라고 부르지 않는다.  친구는 어떻게 되는 걸까?


요즘 드는 생각은 친구란 비슷한 에너지와 유머감각, 타이밍이 결정한다는 것이다.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선 서로 간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무언가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 양이 비슷하거나 같은 포인트에서 웃을 수 있는 것.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 타이밍이 맞아떨어지는 것. 누군가와 멀어진다면 우린 에너지가 다른 것이고, 같은 것에 웃음 지을 수 없는 것이고, 타이밍이 빗나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본다면 내 주변의 사람들 중 친구는 몇이나 될까?


최근 카톡 대화 목록에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보다 회사 사람들이 더 많이 있는 걸 문득 깨닫게 되고, 연락할 기운이 없어도 굳이 만나는 사람과 만나지 않는 사람들을 떠올려보고 '결국 이렇게 되는 거구나' 하며 어른 흉내를 내본다. 24살이 되어도 여전히 친구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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