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Mommy' 리뷰
*스포일러 있습니다.
청소년보호소에서 또 사고를 친 스티브를 데리러 가는 엄마 디안. 남편이 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 자신의 감정을 잘 컨트롤하지 못하는 아들을 청소년보호소로 보낼 수 밖에 없었던 디안은 그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이 혼재된 감정에 놓인다. 스티브는 ADHD인 자신에 대한 불안함과 분노, 엄마에 대한 미안함 속에 엄마와 티격태격 하며 살아간다.
이처럼 불안한 삶 속에 나타난 유일한 이웃, 카일라. 2년 전부터 말을 더듬기 시작해 집에서 은둔생활을 하던 그녀는 자신의 잃어버린 2년을 되돌려주는 듯한 그들과 매일 함께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스티브가 청소년보호소에서 친 사고는 그들의 찬란했던 행복마저 빼앗는다. 변호사를 선임할 기회조차 스티브가 날려버리자 디안은 정신병원을 아들을 구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변변치 않은 집안사정과 만만치 않은 아들을 데리고 꾸역꾸역 살아가는 디안의 모습에, 엄마라는 존재는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고 전문직을 가진 것도 아니다. 정말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그들이 제일 잘하는 것은 사랑이다. 가끔은 죽도록 미워서 광기에 가까운 환멸까지 느끼게 하는 그들이지만 그래도, 그래도 서로의 손을 놓지는 않는다.
엄마의 사랑은 그 어떤 것보다 처절하다. 유태인 격언 중에 그런 말이 있다. 신이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라는 존재를 만들었다고. 엄마는 최후의 안식처이다. 세상의 모진 화살들을 맞고 들어올 때면 조용히 그 화살들을 빼주는 그런 존재이다. 하지만, 나는, 또 우리는 그런 엄마에게 어떤 존재인가. 스티브처럼 잘못된 방식으로 엄마에 대한 사랑을 표출하거나 말뿐인 사랑을 속삭일 뿐이다.
마미는 가족 이외의 사랑 역시 제시한다. 상처받은 사람을 치유할 수 있는 건 사람뿐이다. 벼랑 끝에 서 있는 모자에게 마지막 손을 내밀어준 카일라가 그 사람이다. 자신도 그들과 별 다를 거 없는 상황이지만, 자신만의 슬픔에 침잠해있지 않고 그들이 입은 상처에 조용히 연고를 발라주었다. 개인적으로, 영화 속 카일라가 말을 더듬는 이유는 말을 아낌으로써 타인의 말을 더 주의깊게 듣기 위한 장치가 아닐까 싶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 앞집, 옆집에 사는 이웃이 누구인지 잘 모른다. 남 신경쓸 겨를 없는 바쁜 세상이라는 좋은 변명거리 안에 숨어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카일라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이웃이자, 우리 스스로가 내재화해야할 캐릭터이다.
좁은 화면만큼이나 답답한 심정을 가지고 시작한 마미. 그 끝 역시 좁았지만, 잠시나마 강렬한 모성애와 인간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 충분히 매료될 수 있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