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우리들의 이야기

영화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 리뷰

by 니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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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있습니다.


FBI 아동납치전담팀 소속인 케이트는 CIA 미국국경 마약조직 소탕작전에 자발적으로 합류한다. 그녀는 CIA 소속 작전총괄 지휘자인 맷과 소속을 알 수 없는 작전 컨설턴트 알레한드로와 함께하게 된다. 그러나 그들은 영화 중후반까지 케이트에게 명령하기만 할 뿐, 자세한 작전목표 따위는 알려주지 않는다. 마약조직과 그의 보스인 파우스토를 사살하기 위한 대대적인 작전이 진행될 무렵, 케이트는 작전 내 불법적 행위와 비리, 알레한드로의 정체를 알게 된다. 하지만, 알레한드로는 파우스토를 사살하고 케이트는, 맷과 알레한드로에 의해 강제로 비리에 대한 보고를 하지 않겠다는 서명을 하게 된다.


이 작전의 표면적인 목표는 멕시코, 미국국경지대 마약카르텔 소탕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뿌리를 근절하기 힘든 것이 마약범죄조직이다. 처음부터 영화는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터널 속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작전수행 요원들은 단일한 목표가 아닌, 서로 다른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CIA와 손을 잡은 알레한드로. 이러한 불법적인 비리를 저지르면서까지 불법마약조직을 소탕하려는 미국중앙정보국 CIA와 미국연방수사국 FBI. 내부의 비리를 속속들이 알면서도 결국 묵인하는 케이트. 이 뫼비우스 띠 같은 관계와 관계들 사이의 끈끈하지만 섬뜩한 연대. 터널 끝에는 이것만이 존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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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모순적인 캐릭터들은 곧 우리들이다. 자신의 목숨, 명예,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비리나 살인 따위에 대한 일말의 도덕심은 너무나 먼 이상으로 치부되기 마련이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영화 속의 캐릭터들은 자신에게 있어서 좋은 일들만 한다. 무엇이 옳은 일인가. 누가 범죄자인가. 여기서 이러한 질문들은 멍청하기 짝이 없다.


여기서 시비를 판단할 수 있는 척도는 존재조차 하지않고, 그렇기에 누구 한명만 집어 벌할 수 없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뿌리 채 뽑지 못하는 멕시코 내 마약조직 소탕이라는 최대 난제, 이를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해서까지 해결하려는 미국정부기관들, 그 사이에 낀 개인적인 감정의 문제까지 우리 내 현실을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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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악이 분명히 구분되어 권선징악의 결말로 이르는 범죄, 스릴러 영화와 달리 시카리오는 결말을 현실세계에서 찾아볼 수 있는 영화다. 너무나 많은 범죄가 횡행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래도 저 멀리 존재하는 이상적인 일말의 도덕심인가. 아니면 눈 앞에 있는 우리들의 현실인가. 나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