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이라는 것

다큐멘터리 영화 'Natural Disorder' 리뷰

by 니버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어릴 때부터 정상적인 것, 보편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것들에 익숙해지게끔 자라왔다. 대학교 이전의 학교에서는 늘 장애인에 대한 피상적이고도 알량한 도덕심을 배웠다. 하지만 그 결과로 비장애인들에 의해 그들은 '도와줘야만 하는 존재'로서 대상화되었고, 이에 그들은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존재'로서의 객체로 남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통념은 나의 깊은 내면에까지 침투했고 나는 이것이 이상할 게 없다고 여기게 되었다.


Natural Disorder는 이러한 뿌리박힌 개념 자체를 송두리째 흔든다. 영화는 '객체여야만 하는' 뇌성마비 장애인을 주체로서 내세우는 것을 시작으로, 편견이 없는 세상의 끝을 향해 힘차게, 또 과감하게 질주한다.


뇌성마비 장애인 야코브는,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이면서도 견고한 사회적 인식 속에서 살아온 자신의 이야기를 대중들에게 보여주고자 연극을 기획한다. 초반은 유쾌하고 명랑하게 시작한다. 하지만, 늘 그러하듯 연극을 기획하는 중간중간, 여러 번의 위기가 닥쳐온다. 편견이 난무하는 현실과 그가 꿈꾸는 이상 간의 괴리감, 교통사고 등 그 모습은 다양하다. 연극의 배우를 본인이 아닌, 다른 이가 맡게 해달라고 할 정도로 상황은 극단으로 치닫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그 스스로가 연극의 주인공을 함으로써 세상에 작지만 통쾌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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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고무적이고도 극적인 다큐멘터리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보다 주목해야할 것은 연극 자체보다는 연극의 기획단계이다. 기획단계에서 같이 일하는 제작진들은 비장애인들이다. 그들은 곧 우리들이다. 제작진들은 야코브와 어색하고 서툴지만 같이 일하는 동료료서 그와 소통하기 시작한다. 이는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연극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하는 것이 이례적인 일일 뿐만 아니라, 그 연극은 통찰력 있고 묵직한 메세지를 담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그들은 그들이 목표했던 '정상성에 대한 재고' 라는 메시지 전달에 성공했다. 이는 우리가 지금껏 정상적인 것으로 여겨왔던 것들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놓듯 시원하다. 아니, 더 나아가 강렬하다.


나는 생각해본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단순히 둘 사이의 행동이나 외향적인 차이에 의해 구분된 것은 아닐지. 그리고 그러한 구분이 얼마나 무섭고 섬세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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