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래된 가방들 여섯
부드럽고 질감이 좋은 요 근래 가장 많이 사용했던 가방이다
특히 가벼운 옷차림에 잘 어울린다
썩 오래된 가방은 아니니 제목에 부합하는지는 고민해 보아야 할 듯하다
가방 전체에 별도의 포켓이나 안감 처리를 하였거나
여타의 기능을 전제로 한 어떠한 친절도 기대할 것 없는 그냥
가죽으로 된 가방 형태의 '주머니'라 할 수 있다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저 혼자는 스스로 서있지도 못하고 어딘가에 기대어 놓아도
스르르 미끄러져 접히고 제대로 서있지 못하는
그냥 '가죽 주머니'이다
그러나 그 연약한 부드러움이 의외의 손맛을 준다
아무렇게나 쥐어도 착 안기는듯한 유약한 질감과
살 때부터 오랜 시간 사용한듯한 특유의 표면처리와
단순한 장식 등
평소 경직된 형태와 단단한 질감의 것들을 선호했던
나로서는 한 번쯤은 경험해 보고 싶었던 신선함이었다
흐물대는 듯한 부드러움 때문에
예기치 않은 불편함이 가끔 성가시기도 하지만
특유의 경쾌한 색상이
더운 날 가벼운 옷차림에 스스럼없이 동화되어
훌륭한 액세서리로 간결한 코디에 일조하는
더할 나위 없는 일상 소품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