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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komin Dec 01. 2017

진공관 선생

식은커피


아침에 내린 커피를 

채 마시지 못한 채 테이블에 

오래 방치했다


온기는 조금도 남아있지 않다


오래전에 썼던

진공관 앰프가 갑자기 그리워졌다


진공관이 

빛과 함께 열도 발산한다 하지만

     아무려면 식은 커피를 데울까...


하지만 

진공관의

불그레한 빛이라면 얘기는 다르다

따뜻함이라기보다는 온기 라 함이 옳겠다

'온도가 알맞게 높다'와

'따뜻한 기운'의 차이이다


어스름해질 무렵

진공관을 예열하고

음반을 고르고

볼륨을 아주 조금 더 올리고

식었지만 잔향이 아직은 조금 남아있는커피와

관의 불빛이 주는 온기가 그립다


그 온기가 그리운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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