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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komin Dec 04. 2017

진공관 선생

좌절

오랜 시간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걸쳐

반드시 쓰였기도 하지만

그보다 

작금과 같은 전자산업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던

그 진공관에게

경의를 표한다


지금에 와서는 음악을 좋아하는

일부 마니아들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충족하기 위한 

선택지의 하나로 쓰일 따름이고

그렇게 해서라도 아쉽긴 하지만 가까스로

나름의 독보적인 영역은 잃지 않은 듯 보인다

이외의 쓰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부족하니

더 이상 쓸 수가 없다


아날로그적 감성에 취향이 있는 분 들로서는

진공관에 대한 

전자적인 여러 이점 이외에도 감성적인 만족에 까지

방점을 두고 귀하게 여기고 있을 것이다


여하튼 

전자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한 시절이 변화의 흐름에 따라

변방으로 멀찌감치 물러나고

트랜지스터와 집적회로 등 

지식의 부족으로 더 이상은 거론조차 하기 부담스러운 

여러 진화의 도도한 격변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내 눈에

흡사 역사 이래로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며

단지 겨루기로서 뿐 아니라 마음수련 등 이른바 심신을

연마하던 무술이

오로지 상대방을 제압하는 것에 목적을 둔

종합격투기에 

처절하게 주저앉고 좌절한 작금의 흐름과 

그 맥이 어느 한부분은 같아 보여 안쓰럽기도 하다


그저 세월 흐름에 완전히 연소되어 소멸됐으면 모르되

근근이 남아 일부의 취향에 부응하며

즐거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 일 것이다


아니 오히려 물성적으로는 상당히 고상한 축에

속하는 취향인지라 차라리 다행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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