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
오랜 시간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걸쳐
반드시 쓰였기도 하지만
그보다
작금과 같은 전자산업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던
그 진공관에게
경의를 표한다
지금에 와서는 음악을 좋아하는
일부 마니아들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충족하기 위한
선택지의 하나로 쓰일 따름이고
그렇게 해서라도 아쉽긴 하지만 가까스로
나름의 독보적인 영역은 잃지 않은 듯 보인다
이외의 쓰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부족하니
더 이상 쓸 수가 없다
아날로그적 감성에 취향이 있는 분 들로서는
진공관에 대한
전자적인 여러 이점 이외에도 감성적인 만족에 까지
방점을 두고 귀하게 여기고 있을 것이다
여하튼
전자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한 시절이 변화의 흐름에 따라
변방으로 멀찌감치 물러나고
트랜지스터와 집적회로 등
지식의 부족으로 더 이상은 거론조차 하기 부담스러운
여러 진화의 도도한 격변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내 눈에
흡사 역사 이래로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며
단지 겨루기로서 뿐 아니라 마음수련 등 이른바 심신을
연마하던 무술이
오로지 상대방을 제압하는 것에 목적을 둔
종합격투기에
처절하게 주저앉고 좌절한 작금의 흐름과
그 맥이 어느 한부분은 같아 보여 안쓰럽기도 하다
그저 세월 흐름에 완전히 연소되어 소멸됐으면 모르되
근근이 남아 일부의 취향에 부응하며
즐거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 일 것이다
아니 오히려 물성적으로는 상당히 고상한 축에
속하는 취향인지라 차라리 다행이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