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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komin Nov 01. 2017

드로잉 에세이6

대학동기모임

항상 자리를 먼저 털고 일어서는 나와 달리

언재나 끝까지 남아 친구들 다 보내고 귀가하는 한 친구의 푸념이

돌아오는 내내 마음에 걸렸다


이날도 나는 양해를 구하고 먼저 일어섰다

친구들도 의례 그러려니 한다

그러나 다른 한 친구가 일어나자 모두들 아쉬워 하며 잡았다

그도 그럴것이 이 친구 빠지면 활기가 없다 할까, 여하튼 재미가 없다

그리고 항상 끝을 정리해 주니 모두들 이 친구와 함께 하고 싶어한다


여하튼 우리 둘은 

우여곡절 끝에 자리를 벗어났고

골목을 돌아서자 이 친구가 자분자분 제 속내를 이야기 했다


집이 경기도인 이 친구는 

모두를 챙기고 택시를 타고 들어가면

요금도 요금 이지만 어김없이 새벽 세시란다...

이젠 자기도 피곤해서 더이상 같이 있기 힘들다 한다

그런데 어느순간 친구들 보고싶어 자기집 근처에서 보자하면

아무도 오질 않는다는 것이다

제가 술한잔 산다해도 말이다

그것이 서운하단다

오랫동안 쌓였던 모양이다

나역시 뜨끔하다


늦은시간 까지 같이 있어주고 챙겨줬던 그 고마움이

온전히 제가 즐거워 그런것으로만 여겼던 것이 부끄러웠다

정말 미안했다

당연히 고맙기도 했고...


미안하다 산적....


여하튼 다음날도 나는 잘 들어갔느냐는 안부전화 조차도 하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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