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제가 특별히 말이 많아졌다는 생각을 하진 않습니다만
정말 요즈음의 산책길에는 저희 집사람보다는 제가
더 말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은 산책의 횟수가 늘었습니다
당연히 산책의 제안도 제 쪽이 많아졌습니다
이렇다 보니
나름의 룰도 당연히 생기게 되었습니다
우선은 둘 다 웃는 표정 이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커졌습니다
이제는 나이 든 모습이 역력한데
굳은 얼굴은 남 보기에도 여러모로 부담스럽습니다
옷은 아무리 가까운 곳을 가더라도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닌 이상은
가벼운 외출복 일지라도 전보다는 조금 더 신경 써서 입습니다
이역시 나이 들어가며 더 조심하게 된 것들입니다
또 하나
집 사람의 의사 결정이 절대적이 되었습니다
산책 코스를 정하고 식료품을 사고 돌아오는 시간을 결정하는 등
산책을 하기로 하고 따라나선 이상 고분고분 해 집니다
예전에 비하면 저의 역할이 많이 줄었고
제 역할이 줄었음은
상대적으로 집 사람의 역할이 크고 중요해졌다는 뜻일 것입니다
점점 집 사람의 영역에 편입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이 저희 부부에게 나이 들어가며
자연스럽게 생겨난 작고 사소한 변화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