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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komin Nov 03. 2017

드로잉 에세이 7

산책

제가 특별히 말이 많아졌다는 생각을 하진 않습니다만

정말 요즈음의 산책길에는 저희 집사람보다는 제가

더 말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은 산책의 횟수가 늘었습니다

당연히 산책의 제안도 제 쪽이 많아졌습니다

이렇다 보니

나름의 룰도 당연히 생기게 되었습니다


우선은 둘 다 웃는 표정 이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커졌습니다

이제는 나이 든 모습이 역력한데

굳은 얼굴은 남 보기에도 여러모로 부담스럽습니다


옷은 아무리 가까운 곳을 가더라도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닌 이상은 

가벼운 외출복 일지라도 전보다는 조금 더 신경 써서 입습니다

이역시 나이 들어가며 더 조심하게 된 것들입니다


또 하나

집 사람의 의사 결정이 절대적이 되었습니다

산책 코스를 정하고 식료품을 사고 돌아오는 시간을 결정하는 등

산책을 하기로 하고 따라나선 이상 고분고분 해 집니다


예전에 비하면 저의 역할이 많이 줄었고

제 역할이 줄었음은 

상대적으로 집 사람의 역할이 크고 중요해졌다는 뜻일 것입니다

점점 집 사람의 영역에 편입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이 저희 부부에게 나이 들어가며 

자연스럽게 생겨난 작고 사소한 변화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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