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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약 Nov 13. 2022

작가로써의 길을 어떻게 갈까

혼란스러운 박약독백

어제는 청년 작가들의 전시 개관식을 다녀왔다. 우리지역의 시골 마을과 청년작가들이 연결되어 주민들과 함께 참여형 작품을 제작한 전시였다. 옆에서 같이 근무하는 쌤이 이 사업의 담당자였고, 나는 보조차 함께 다녀왔다. 또래 작가들도 있었고, 작품들도 산뜻했다. 나도 나와 아주 이질적인 사람들고 함께 소통하며 참여형 작품들을 만들어 선보이고 싶었다. 




사실  작가가 되고 싶어서, 문화기획이라는 길을 선택한건데 오히려 먹고 사느라 바빠 작품활동을 많이 못하고 있다. 정확히는 작품연구는 거의 못하고 있다. 그리고 작가의 길을 어떻게 설계해야할지 아직도 혼란스럽다. 잘 가고 있나.. 라는 질문에는 늘 긍정도, 부정도 하기 어려워진다. 그래도 이렇게 같은 결의 사람들을 많이 만날수 있다는 것, 친분을 쌓고 자주 볼 수 있다는 건 참 좋은 장점이다.  




지역 할머니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각자의 결을 만들어나간 작가들이 부러웠다. 늘 보이기 부끄러웠던 손인데.. 이번에 처음으로 보여봤다는 지역 주민들의 말도 감동적이였다. 언뜻 봐서 예술이 사치스럽고, 여유있는 사람이나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관심없던 사람들이 경험할때 감동의 시너지가 제일 크다. 물론 아주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나는 늘 새로운걸 만들어내고 표현해보고 싶은 사람이라서, 이런 영역이 부럽다.




작가로써의 길을 어떻게 갈까. 객관적인 말을 해보자면, 이제 공모전을 대여섯번 수상했고 입선에서 시작해서  감사하게도 특선, 특별상도 받았다. 올해 단체전을 2회 운영했고, 1번 더 남아 있다. 내년에도 단체전이 최소 2번, 연말에는 개인전도 잡혀있다. 국가에 예술가를 등록할 수 있는 최소 자격이 내년 말에는 주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그리고 싶은 분야도 있고, 곧 미술관련으로 긴 여행도 떠난다.




계획중인 커리어들이 정량적으로는 좋은데, 뭔가 정성적으로 자꾸 아쉽다는 느낌이 든다. 지금 내가 볼 수 있는 시야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 아직 있다. 애쓴다고 생기는 것들이 아니라 경험으로 인해 조금씩 구체화되는 계획들이 있다. 성과공유회를 보면서, 어느정도 집중할 수 있는 지역 작가들과 이런 참여형 전시를 연속적으로 하면 참 의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간이든, 주제든 거점을 하나 정해서 유의미한 작품을 꾸준하게.




기관에 있다보니까, 기획쪽도 자꾸 이것 저것 보면서 자꾸 활동이 하고 싶다. 사실 기획은 하려면 하는데, 내맘에 쏙 드는 구성원이 아직 없다. 있으면 소수라도 설득해서 건실히 활동해나가고 싶다. 사업은 작게 몇 개만 하더라도 정말 의미있고 감동있는 프로젝트로 우리만의 시선으로 제작하고 싶다. 맘에 쏙 드는 사람을 찾는건 정말 너무 힘들지만, 많은 사람을 알아가다 보면 어떤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이게 커리어적 욕심인지, 취미적 욕심인지도 모르겠다. 좋아하는 일이 일이 되면 그렇게 된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삶인지, 일인지, 취미인지 헷갈리게 된다. 모두 유기적으로 얽혀서 좋은점은, 그냥 살아도 모두가 좋은 기회가 된다는 거다. 열심히 일하다, 맘 잘 맞는 작가를 만날수도 있는 거고, 취미활동하다 창의적인 상상이 떠오르기도 하고, 취미로 알게 된 사람과 일에서 만나기도 한다.




내년에 기적같이 함께 할 사람들이 생기면 좋겠다. 변동성이 많은 나이의 조그만 지역에서, 누군가와 대단하지는 못해도 신선하기는 할 합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 딱 좋은 언니가 있는데, 아쉽게 좀 멀어서. 작품연구도 활동도 열심히 할 나를 그려본다. 워낙 관찰하고 생각하고 표현하기를 좋아해서, 예술가의 길은 천성이라고 본다. 거기에 남 눈치 보지 않고 할말 하는 성격까지.




작가로써의 길은 어떻게 갈까, 사실 나는 아직 모르겠다. 꾸준히 그리고 쓰는 것도 쉽지 않은 세상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들을 마음 끌리는대로 걷다보면 어떤 길이 나있겠지. 하고 싶은 것들을 계속 말하고 쓰다 보면 적어도 닮게는 살게 되겠지. 그렇게 살다가, 내가 언젠가 알게 되면 꼭 알려주러 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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