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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약 Feb 26. 2023

누군가의 응원은 글을 쓰게 한다.

누군가의 시선은 모바일로도 느껴진다.

브런치 하루 평균 조회수 10, 블로그 15명. 아주 적은 수지만 누군가가 보고 있다는 사실은 글을 지속하게 하는 이유가 된다. 여행을 오면서 관련 까페에 정보글을 남겼는데, 고맙다는 댓글이 꽤 달렸다. 괜히 뿌듯했다. 항상 가장 기분좋은 댓글은 '글이 잘 읽힌다, 재밌다, 글을 잘 쓰신다'류가 아닐까. 모든 텍스트들이 짧아지는 요즘, 블로그글도 길어 영상으로 대체되는 요즘. 사진 한 장없이 길게 쓰인 글은 각광받는 형태는 아니지만, 쓰는 내가 좋으니 어떡하겠어. 내 성향이 트랜디보다는 클래식인걸.


누군가의 응원, 시선은 자꾸만 글을 쓰게 한다. 누군가의 관심은 운동을 빠지지 못하게 한다. 친구의 '오늘도 책 읽었어?'라는 질문은 책을 들게 한다. 혼자서 걷기 힘들때, 누군가의 관심을 등에 업으면 조금더 쉽다. 누군가는 비밀스러운 일기가 좋다는데, 나는 소소한 플랫폼들에 글을 쓰는게 좋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는 짧은 글귀들은 보통 100명 내외가 본다. 반은 안읽고 사진만 보고 넘기는 모양이다. 그럼에도 좋다. 누군가의 시선은 모바일로도 느껴진다.


그래서 브런치에 글을 쓰는건 참 재밌다. 내가 모르는 사람 누군가 검색을 하기도 하고, 읽기도 하고, 좋아요를 누르기도 한다. 나도 가끔 다른 글들을 많이 읽어본다. 어떤 사람은 트랜디하게 제목을 잘 적기도 하고, 눌러보지 않을 수 없는 제목을 설정하기도 한다. 육아에 지친 수많은 엄마들이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하고, 삶의 방향이 헷갈리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한다. 모두 각자의 스토리가 있다. 누군가는 그림으로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글로, 누군가는 사진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유명한거나 잘나가는거랑 나는 어쩌면 별 상관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나는 항상 솔직하게, 진심을 다하려 한다. 트랜디하거나 말거나 묵묵하게 밀도를 쌓아 올리려고 한다. 그림을 그릴때도 난 그걸 제일 잘한다. 차분하고 묵묵하게 밀도를 넘치도록 쌓는 일. 화려한 기교와 묘사력은 없지만, 항상 단단하고 무거운 그림을 그린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가볍지 않고, 속의 내실이 꽉 찬 사람. 그러면서 유머러스한 사람이 된다면 더 할 것이 없겠다. 그냥 쓰려 브런치에 들어오면 항상 말이 많아진다. 어쩌면 마음속 생각들이 많은 걸지도.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 이미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내게 수없이 멋지다고 말해준다. 엊그제 본 릴스에서는 성공의 근본은 남들과 다른 것이라고 한다. 내 기준은 내 가치는 늘 남들이랑 조금은 달랐다. 그냥 그게 그렇게 됐다. 남들이 많이 한다고 피하거나, 유행을 거부하는 것도 아닌데 늘 취향과 선택들이 그랬다. 남들은 하고 싶은거 다 한다고, 멋지다고 말해주지만 아직 스스로는 잘 모르겠다. 나는 아직도 내가 멋진 사람이 되고 싶고, 중요한건 내 시야에서 멋진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하루하루 조금씩 움직이고 싶다.


내가 원하는 것들을 하고, 조금씩 글을 쓰며 기록하다보면 언젠가 내가 생각하는 멋진 사람이 되어 있겠지. 요즘은 멋진 사람들을 만나서 영향받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외국에서 수없이 많은 외국인들을 만났다. 기대없이 초대하고, 호의를 베푸는 자들. 그 자들 사이에 대충사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한국만 일이 빡센지 알았는데... 전세계 다 똑같구나 싶을 만큼, 비지니스를 열심히하고, 세컨잡을 뛰고, 본인 직업에 자부심이 있고.. 어린데 수없이 많은 나라를 다니고, 3-4개의 언어를 하는 사람들. 그러니까, 처음보는 외국인에게도 살갑게 다가올 용기가 있겠지.


나도 그렇게 사니까, 그런 삶들이 얼마나 매일이 치열하고 빛나는지 안다. 친절이란, 대가없는 선물이란 무엇일까. 그 마음을 믿지 못하면, 호의도 의심하고 초대도 살갑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많은 시간낭비를 하고, 마음이 불편하게 된다. 외국와서 늘 사람을 조심하랬는데, 지금껏 내겐 좋은 사람밖에 없었다. 물론 이상한 사람도 있긴 있었지만, 사람 보는 눈이 있다면 외국이든 한국이든 그건 중요한게 아닌 것만 같아. 그리고 요즘 느끼는건데, 사람 보는 눈은 너무나 중요하다. 또 이렇게 수많은 사람을 만나다보면 키워지기도 하고.


특히 결혼이라는 인생 중대사에 있어서, 사람보는 눈은 징그러울정도로 중요하다. 좋지 않은 사람을 사귀면, 안타깝게도 그 후에도 비슷한 사람을 고르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고생해서 충분히 힘들었음에도 또 고생길을 고르게 되는 악순환.. 걸었던 걸음의 방향대로 걷게 되는 일들. 물론 난 모두가 그러지 않기를 소망한다. 다른건 다 야무진데 꼭 남자보는 눈만 없는 친구들도 주변을 속터지게 한다. 물론 그 친구의 선택이다. 그 친구의 삶이고, 뭐라 할 방도가 없다. 제일 속상한 건 그 친구일 테니..


누군가의 응원은 나를 나아가게 한다. 나도 남들을 나아가게 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또 응원을 받겠지. 그래서 주변 모두를 응원할 셈이다. 시기하고 질투하는거 말고, 선택을 응원하고 실패를 이해해주는 걸로. 그래야 나도 남들에게 그렇게 동기를 기댈 수 있지 않을까. 받고 싶은게 있으면 먼저 주라고 배웠다. 그리고 삶의 이치에서 또 그런게 맞는것만 같아. 응원을 받고 지속하는 힘을 얻고 싶은 만큼, 응원하고 보듬는 내가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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