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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약 Dec 23. 2022

쓸데없는 생각은 중요해

따뜻한 연말을 마주하며

오랜만에 글을 쓴다. 오늘 누군가 내 글을 발견하면서, 또 남겨야겠다는 의지가 올라왔다. 30살의 직장에서의 계약은 근무일로 4일이 남았다.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를 넘기고, 4일이 넘으면 나는 또 두달을 내리 쉰다.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부산을 홀로 그리고 같이, 1월에는 엄마 아빠와 괌에 가서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어드벤처까지 따고 2월에는 엄마와 아르젠바이잔 여행을 다녀올 요량이다. 


그간 너무 바빠서 글을 쓸 짬도 없었다. 올해를 돌아보면, 대학의 마지막 학기를 완수했고, 5개월 반정도의 직장을 다녔으며, 단체전을 3번 참여했고, 처음으로 작가회도 2개나 들었다. 3곳에서 미술 강의를 했고 작가로써의 커리어도 시작한 해다. 또 결혼을 했고, 즐거운 신혼을 보냈다. 꽤나 바빴던 일년이였다. 그 과정이 글로 다 남아있었다면, 누가 보지 않더라도 스스로 보면서 꽤 즐거웠을텐데.. 아쉽다.


늘 그렇듯, 대신 앞으로라도 꼬박꼬박 잘 남기려 노력해 보려 한다. 세상은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는 자들의 시도로부터 넓어진다는 생각을 한다. 내 삶의 파이가 커지려면, 내가 더 넓은 세상을 상상해야 하고 시도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도. 처음에는 내가 무리하는거 아닌가..했던 선택들이 익숙해지면 또 다양한 가치의 기준이 된다는 것도. 어쩌면 상상의 세계는 넓을수록, 욕심은 낼수록 좋은게 아닐지 모른다.


요즘은 매사가 안정적이다. 다정하고 잘해주는 남편, 직장을 가져서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 항상 좋게만 대해주는 주변 사람들, 사람좋은 회사 직원들, 어디든 떠날수 있는 내 소중한 차, 자유롭고 편안한 나의 보금자리, 심적 지지가 많이 되는 가족들. 주변에서는 이상적이라고 할 정도지만, 나는 조금 심심해졌다. 음..역시 새로움과 도전, 어느정도의 유쾌함이 필요하다.


하고싶은건 늘 많지만, 이제는 슬슬 시스템에 관심이 간다. 결혼을 하니 생각보다 돈 쓸일, 특히 목돈을 쓸 일이 많다. 그래서 돈을 아끼고 모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내가 하는 활동들이 소득과 연계되고, 소득을 버는 만큼 커리어측면에서도 도움이 되는,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쌓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벌이가 안정적이지 않기에, 심적 안정감을 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난 내가 원하는 것은 모두 가능할 것이라 본다. 이러한 화두로 고민하다 보면 또 금세 좋은 생각과 기회가 찾아올 것도 믿는다.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또 내가 몰랐던 새로운 세상이 열리겠지. 그런 치열한 고민을 위해, 주기적으로 일을 쉬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감사하게도 내 업에서는, 당장 나오는 월급과 복지를 조금 포기하고 용기만 있으면 된다.


사람은 참 걱정할게 없고, 시간이 많으면 쓸데없는 생각들을 이것저것 하게 된다. 나는 이런 쓸데없는 생각들을 이것저것하는게 되게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아직 아이가 없어 시간이 자유로울 수 있는 나에게는 거의 절박할정도로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열심히 사는거야 뭐 당연한 일상이고, 방향성을 설정하고 가능성을 재단하는게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이니까.


오늘도 눈이 많이와서 도로가 꽝꽝 얼었고, 자차출근이 아니면 힘든 곳에 살고 있고, 추가 근무 시간도 많았어서 일을 쉬면서 따신 곳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생각을 하면서 올해의 마지막 기사를 쓰면서 글쓰는게 참 좋다는 기분이 들었다. 내년에는 아무도 모르는 지역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하는 매거진을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맡은 사업에 편입해도 좋지만.. 편입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하는 활동이 되었으면 한다. 뉴스레터 같은것도 좋다. 중요한건 남들과 함께 내 개성을 살려서, 꾸준히 한다는 거다.


내년에 할 수 있을지는 기다려봐야겠지만, 원하면 또 언제고 기회가 꼭 오기는 했다. 요즘은 소소한 부업들도 하고 싶고, 뭔가 생산적이고 돈으로 변하는 일들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올해까지 했던 부업들이 내년엔 꽤 끊기는데, 뭐 인연이 여기까지인가보다. 또 새로운 인연이 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평소 마인드가 그래서 헤어짐이 아쉽지 않다. 할때 집중하고, 어쩔수 없는 일은 쿨하게 보내는 편이다.


요즘은 <하버드 새벽 4시 반>라는 책을 읽고 있다.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징그럽게 치열하리만치 열심히 산다. 나는 그런 분위기가 부럽다. 세계최고라는 말을 매번 들으면서, 본인도 부리나케 사는 삶은 어떤 삶일까, 나는 성격상 이것저것 호기심이 많아 해보는 편이지만 한 길을 우직하게 가는 사람들을 언제나 응원한다. 그리고 그들의 고생이 꼭 좋은 결과를 만났으면 한다.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의 충돌은 어떤 재밌는 결과를 만들어낼까? 나는 그런 점이 꼭 궁금하다. 시골 인적드문곳 그 어딘가에서 자급자족하면서 매우 여유로운 삶을 꿈꾸면서도, 매일 성공이나, 야망 같은 단어에 기웃대는 것을 보면 기질이 그런가 싶기도 하다. 사람마다 끌리는게 다를 테니까.. 여튼 누구나 야망에 불타는 환경에 노출되어보고 싶다. 아직까지는 그런적이 없어서, 되게 재밌을것만 같다.


내일 도로가 좀 녹아준다면, 아침부터 부산으로 혼자 떠날 요량이다. 오랜만에 북적이는 사람들 속, 크리스마스 이브를 맘껏 느끼면서 이것저것 계획을 짜고 또 쓰잘데기 없는 생각들을 하고 있겠지. 연말이다. 영감을 받기 딱 좋은 분위기와 일정이다. 올해 다양한 생각들이 모여, 더 멋진 내년을 만들기를 바란다. 내일 떠오르는 생각들은 또 내일 기록하도록, 오늘은 편안한 밤을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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