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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약 Jan 10. 2024

브랜딩 스터디 시작

적게 일하고 많이 벌기


오늘은 폰트 디자이너인 지인의 사무실에 놀러왔다. 사실 자주 만나는 예술가들과의 미팅이 있다.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1달에 1번하는 파티, 벌써 대여섯번이 지나 스터디라는 소그룹이 생겼다. 파티라지만 다 몸담고 있는게 문화일이라 일얘기 반, 사적인 얘기가 반이다. 그러다 일 얘기는 파티말고 낮에 하시죠! 해서 만들게 되었다. 사업을 하고 있는 분도 있고, 나처럼 브랜딩을 만들고 싶었어서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평소에도 늘 브랜딩에 관심이 많아서 대학생때부터 다양한 책을 읽었었다. 광고뿐만 아니라 1인브랜딩에도 관심이 많았다. 대학생때는 대기업 홍보과에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 아직 이뤄보지는 못했지만 취미로 배운것들도 일러스트, 영상 같은걸 보면 취향은 쉽게 변하지 않는가 보다.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상업성과는 관련없는 시간들을 보냈다. 30이 넘어 아차 싶어, 이제는 상업성을 키우는 시도들을 해보려 한다. 돈을 못버는 건지, 안벌어본건지 해봐야 알 것 같으니까.


영상을 찍을래도 찍을 대상이 없고, 뭘 목숨걸고 해보려해도 욕심나는 프로젝트가 없고, 홍보를 하고 싶은데 홍보할 만한 것들이 없다. 풍요속의 빈곤이 따로 없다. 역시 내 무언가가 있어야, 사람은 욕심이 나고 시도하게 된다. 나에게 자식같은건 뭐가 있을까.. 워낙 쿨한편이라 진짜 자식이 아닌 이상 자식같은게 없는 걸까. 아니면 너무 솔직해서 그냥 더 멋져보이는 것에도 관심이 없는걸까. 그 사이 어디쯤인가봐.


어쨌든 마침 주변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있는 김에, 시간도 꽤 낙낙한 김에 도전해보려 한다. 올해 말쯤에는 하나 런칭하면 좋겠다는 소박한 열정을 품고. 망하든 잘되든 함 일년은 공부해보고 열어보자는 설렘을 품고. 일을 쉬고 시간이 많아지니까 사람들과 대화하는게 너무 재밌고, 또 이것저것 공부가 그렇게 하고 싶다. 뭔가 창작하고 싶다는 창작욕과 조금은 머리를 써야하는 외국어공부도 그렇게 하고 싶고. 빈 시간을 하나하나 차곡차곡 알뜰살뜰 쓰려고 한다.


보통 한 상품이 유명하거나 개인이 유명해서 자체브랜딩을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난 그냥 안유명한 소시민으로써 시작하는거다. 사실 무슨 사업을 할지, 뭘로 브랜딩을 할지도 정하지 못했다. 일단은 나를 먼저 돌아보고 정리한 후에 정해보려 한다. 어떤걸해야 지속가능하게 흥미를 가지고 하고, 가장 적게 쓰고 많이 벌 수 있을까. 자극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벌써 흥미진진하다.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해야 한다는데.. 요즘은 그래도 비공개였던 인스타도 풀고, 블로그도 일상글도 다시 올리기 시작했다. 이런건 개인브랜딩인데, 일단 꾸준함이 중요하다. 그리고 채워나가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읽힌다는게 가장 장점이다.


나는 타인이 좋아하는걸 나열하는건 좀 못하는 편이다. 좁고 깊게 파는 것도 못하고. 그래서 세련되지도 트랜디하지도 못하고, 속도도 훨씬 오래 걸리고, 호불호가 많이 갈리고 나도 가른다. 그냥 있는 내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내 스타일을 말하고, 실패와 성공이 온전히 담긴 과정들을 보여주는걸 좋아한다. 브랜딩을 하고 싶다면서, 지금까지 개인브랜딩은 오로지 내 색으로만 승부했던거 같다. 상업성까지 고려하려면 타인이 좋아하는걸 나열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과연 그게 될까? 모르겠다. 시도해보고 성공하던, 실패하던 분석해보려 한다.


지금까지 나는 나를 제일 사랑해왔으니, 아무래도 그게 제일 익숙하다. 그래서 나를 드러내는 것만 해왔다.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고려하지는 못했는데. 어떤 걸로 나를 표현할 수 있을까. 아직은 감도 오지 않지만 자료조사하다보면 의외로 꿍짝 맞는 아이템을 찾을 수 있겠지. 뭐 별로 안맞더라도 일단해보는거다. 100% 다 하고 단계를 넘어가려면 절대 못넘어간다. 얼추되면 단계를 이동하는거지. 그래야 런칭할 수 있다. 인생에 다 준비된 때가 있을리 없잖아요. 그냥 하는거지.


여튼 함께 공부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좋다. 혼자하는 공부가 빠를진 몰라도 재밌는지 잘 모르겠더라구. 맘껏 쉬라고 축하받는 임신기간동안, 사실 난 반대로 내내 달릴 예정이다. 내 청개구리 같은 면은 여기서 또 드러난다. 아가가 어릴때도 훔친듯이 달릴꺼야. 난 이게 좋아.


소도시에 살면서 파티라는건 굉장히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15만 인구에서 결이 맞는 또래들이 없을리 없다. 그저 서로 모르고, 곳곳이 숨어있을 뿐. 여기는 북유럽처럼 사람들이 많은 공원도 없고, 자연스럽게 만나 대화할 계기가 잘 없다. 그래서 파티를 열면, 낯선 사람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많고, 꽤 즐겁다. 소도시에 살면서 새로운 사람을 발굴하고 소통하는건 외향인이라면 끌고가야 하는 과제같은거랄까. 그래서 브랜딩에 관심있거나 사업자들과 하는 네트워킹 파티도 추후에 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일단 이 스터디가 어느정도 정리된 이후에. 물론 또 하다보면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추가되겠지.


언제나 무언가의 시작은 기대된다. 한달 뒤, 일년 뒤, 공부 과정에서 변화된 내가 있기를! 이러다 돈 정말 많이 벌면 어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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