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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약 May 05. 2020

어떤 무거운 안갯속에 있더라도

라라 랜드를 본 날의 박약 독백

 인생영화로 자주 언급되는 라라 랜드 재개봉 편을 봤다. 격한 액션 영화들을 좋아해 음악영화는 비교적 따분하게 느껴지곤 한다. 라라 랜드를 보려던 시도가 처음은 아니었다. 기대감에 다운로드하였던 라라 랜드는 처음 씬은 만족스러웠지만 미아가 오디션을 보는 씬에서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다고 꺼두었던 것이, 지금까지 안 보게 되었다.


 음악 로맨스 영화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꿈을 찾아 노력하는 청춘들의 이야기였다. 늘 작가라는 꿈을 품고 있기에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예체능을 쫒아 뚜벅뚜벅 걸어가는 청춘들이 가슴 시렸다. 불안정한 환경을 배제하고 걸어가는 이들은 엄청난 용기를 지녔다. 그들은 강하며, 더 강해질 것이다.


  요즘 타이밍이 꽤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타이밍이라는 놈은 의지와 노력을 놀리기도 한다. 살수록 상황은 꽤나 중요하다. 정말 원한다면, 그럼에도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미아와 세바스찬의 그 인내와 강함이 부러웠다. 인내는 결국은 타이밍을 굴복시키게 만든다.


  결말에서 보이는 세바스찬의 표정이 참 마음 시렸다. 나도 그런 사람이 있었다. 감정뿐이던 내게, 꿈을 좇아 떠난 사람. 도대체 얼마나 잘 나가려 그러는지.  곧 죽어도 내가 더 성공해서 다시 마주치고 싶다는 바득바득 한 자존심을 세우게 한 사람. 그는 너무나도 완벽하게 내 마음에 들었기에  그 언제가 됐건 다시 마주친다면 그보다 훨씬 더 잘 나가는 나를 꿈꿨었다. 그래서 혹시나 다시 내게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라라 랜드의 결말을 보고, 다시 마주친다면 눈을 마주치고 웃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나 남아있을지 모르는 일말의 그 미안함마저 씻겨 내려주고 싶다. 덕분에 잠깐이나마 행복했었고, 그래서 고마웠다고.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나 이 글을 읽는다면 알았으면 한다.


 평범한 커플의 평범한 이야기처럼 느껴져 더 여운이 가시질 않는다. 꿈이 확고한 사람들은 얼마나 멋있는지, 내달리는 헉헉거림마저 멋지다. 어떤 무거운 안갯속에 있더라도 오늘도 그 꿈을 좇아 달려, 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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