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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유월 Jan 15. 2020

끝을 알고 하는 연애는 어때?

작은 이야기를 곁들인 노래 소개

끝을 알고 하는 연애는 어때? 친구가 물었다.


우리가 헤어진 지 3일 만에 다시 만난 곳은 조금은 소란스러운 어느 카페였다. 어색하게 마주 앉아 왜 우리가 헤어졌는지에 대해 얘기했다. 내 남자 친구는 나와 만나다 결혼하게 될 나이가 될까 봐 두렵다고 했고, 난 그런 그에게 전혀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멋쩍은 미소를 띤 서로를 마주하였을 때, 잠깐의 어색함은 있었지만 이내 합의를 이룬 두 진영처럼 우리는 안심했다.


그는 예전보다 사랑한다는 표현이 늘었다. 다시 시작한 연인이 아니라 새로 시작한 연인 같았다. 내가 그와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이 그에게 그렇게나 안심을 줄 수 있는 일인지 몰랐다. 나는 가슴 아픈 일이 줄었다. 그에게 바라는 것도 없었다. 이제야 서로에게 부담 없는 사이가 되었나 보다.


이제 우리에겐 헤어지기 위한 어떠한 핑계도 남아있지 않다. 또 여전히 서로를 바라보고 걱정하고 탐하지만, 그것이 각자의 삶에 괜한 의무감이 되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찾을 만큼 외롭지도 않고, 만나는 게 귀찮을 정도로 지루하지도 않음’이라고 우리의 사랑을 정의 내리면 딱 맞겠다.


끝을 알고 하는 연애는 어때? 친구가 물었다.


“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 많이 사랑하지 않더라도, 그 정도가 비슷하기만 하다면 두 사람이 만나는데 어려움은 없는 거 같아. “


치즈 - 거짓말처럼

어떤 말을 해야 할까
널 이만큼 알고도 다다른
우리의 끝

넌 이런 날을 알았으니까

아무렇지 않은 듯
막다른 이 길을 바라보다
늘 웃던 그대로

넌 기다린 날 알았으니까

희미해지던 마음에
소리 없이 물었지만

넌 여전히
따뜻하던 손 끝으로
다만 담담하게 나를 안아주고

넌 여전히
거짓말처럼 스며든
그날 밤 푸르던 연한 눈빛으로

여기서 이제 그만 그쳐야지
아마 우린

무너진 시간 뒤로
맞닿은 이 길을 바라보다
난 그래도

난 예전의 널 기다렸나 봐

제발 붙잡아 달라고
소리 없이 울었지만

넌 여전히
따뜻하던 손 끝으로
다만 담담하게 나를 안아주고

넌 여전히
거짓말처럼 스며든
그날 밤 푸르던 연한 눈빛으로

여기서 이제 그만 그쳐야지
아마 우린

다를까요
눈 감아도 선명한 기억은
안 되겠죠
유난히 아름답던 그 날에

넌 여전히
따뜻하던 손 끝으로
네 품에 가득히 나를 안아주고

넌 여전히
거짓말처럼 스며든
그 밤 날 부르던 연한 눈빛으로

사랑한다는 그 말 보내야지
여기서 이제 그만

그때 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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