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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유월 Jan 22. 2020

제목 추천받습니다.

작은 이야기를 곁들인 노래 소개

나는 작가다. 글을 팔고 돈을 받으니 작가가 맞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그저 나의 푸념이니 작가의 글로써 평가하지 않기를) 솔직히 말하면 내가 과연 나의 직업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문예창작학과 를 졸업해서 운 좋게 일찍이 등단했다. 이후 몇 권의 책을 더 냈지만, 딱히 이렇다 할 유명세를 얻은 건 아니다. 첫 번 째 책에 비해 날이 갈수록 판매부수가 떨어지니 겸손의 말이 아니라 정말로 그저 ‘운 좋게’ 등단한 게 아닐까. 오히려 공모전이나 문학상에서 수상하지 못해 살짝 길을 튼 친구들은 더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생활이 궁핍해서 원데이 클래스를 시작했다. 한 수업에 네다섯이 오는데 두 시간 동안 이야기를 글로 변환하는 과정을 도와준다. 클래스를 연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땐 거의 정원을 꽉 채운 다섯 명의 손님이 찾아와 정신없이 2시간이 지나갈 때가 많았지만, 요샌 두세 명이 오기도 한다. 등단 후 점점 판매 부수가 줄어든 내 소설책들처럼 내 원데이 클래스의 인기도 비슷한 양상이다.  


조금 고민했다. 오늘의 클래스 신청자는 한 명이다. 박이연.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는 이름이 내 고민을 가중시켰다. 요새는 거의 매일같이 혼자 있기 때문에, 부끄럽게도 사람과의 대화가 절실히 필요한 참이었다. 남자가 오면 비도 오는데 소주나 한 잔 하며 더 많은 것을 알려주겠다고 해야겠다. 여자면 어떡해야 하나. 어색함에 이상한 말만 내뱉을 게 뻔하다. 그렇지만, 앞서 말한 이유로 오늘의 원데이 클래스는 시작되었다.


박이연씨는 신청자가 혼자라는 사실에 적잖이 당황했다. 그녀는 이십 대 중반의 회사원이었고, 사랑이야기를 쓰겠다고 했다. 소설을 핑계로 그녀의 사랑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너무나 담담하게 이야기했지만 그럴 수 있기까지 스스로를 많이 괴롭혔을 게 분명했다. 어느새 나는 그녀에게 같잖은 조언을 하고 있었다. 너는 그 사람 때문에 아플 필요가 없어. 너는 그냥 미소 지었다. 그 미소에 나까지 아프기도 하고 화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나는 오늘 너라는 이야기를 발견했지만, 제목을 짓지 못하겠다.


제목 추천받습니다.  


콜드 - 와르르

가만 보면 너는 진짜 너무해
때론 날 무심하게 내팽개 친 채
불안함이란 벌을 내려줘
그럴 때면 난 길을 잃은 강아지가 돼
고개를 푹 숙인 채 걷네
그냥 난 네 품에 안겨있고 싶은데
날이 선 너의 말들에 찔려서
피가 났어 난
근데 걱정은커녕
혼자 낫는 법을 너는 알려줘
그러다가도 헷갈리게
가끔은 예쁨을 내게 줘
그럴 때면 나는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난 와르르
무너지고 말아
나의 맘은
와르르
내게 이러지 마 baby
너 없는 하루는
상상하기 조차 싫은 걸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걸
난 바보가 돼버릴 거야
Baby
와르르 무너지고 말아
나의 맘은
와르르
내게 이러지 마 baby
너 없는 하루는
상상하기 조차 싫은 걸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걸
난 바보가 돼버릴 거야
분명히 나는 얘기했어
그 날 너에게 사랑을 말할 때
어떤 순간들이 우리를 찾아와도
흔들리지 않기로 해
근데 넌 파도를 타듯 ay
내 맘을 마구 휘젓네 ay
나 가라앉지 않게 구명조끼라도 줘
사랑은 나를 시험해
난 밀린 숙제 검사를 맡네
도저히 못 풀겠을 땐
그냥 네가 좀 알려줘 yeah
정답을 알게 됐을 땐
환한 미소를 내게 줘
나를 정신 못 차리게
만들어줘
난 와르르
무너지고 말아
나의 맘은
와르르
내게 이러지 마 baby
너 없는 하루는
상상하기 조차 싫은 걸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걸
난 바보가 돼버릴 거야 Baby
와르르
무너지고 말아
나의 맘은
와르르
내게 이러지 마 baby
너 없는 하루는
상상하기 조차 싫은 걸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걸 난 바보가 돼버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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