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아마.. kodak colorplus 200
오빠, 나 카메라 살래. 필름카메라! pentax mx가 예쁜 것 같아~
어..? 나 그거 있는데??
아내의 뜬금없는 한마디와 동시에 옛 기억이 떠올랐다.
맞다.. 나 필름카메라로 사진 찍고 다녔었지!
본가에 가 서랍을 뒤져 카메라를 찾았다. 10년이 넘게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던 pentax mx. 오랜만에 와인더를 감고 셔터를 눌러본다. 추억의 찰-칵 소리를 기대했지만 '찰-' 다음에 '칵' 소리가 나지 않는다.
고장 났구나..
그래도 들뜬 마음에 카메라를 집어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충무로의 오래된 어느 카메라수리점에 카메라를 맡기고 기다림의 일주일. 수리가 완료되고 드디어 택배로 도착했다. 다시 셔터를 눌러본다.
찰-칵
정겨운 소리다. 추억의 소리인가? 미리 사놨던 필름을 집어넣고 베란다로 나가본다.
조리개를 열어야 되나? 닫아야 되나? 셔터스피드랑 잘 맞추기만 하면 되겠지? 모르겠다~
하며 집 앞 풍경을 여러 장 찍어본다.
오랜만에 장난감이 생겼다. 어딜 가던 지갑도 가방도 없이 몸만 훌렁 다녔었는데 이젠 카메라를 챙긴다. 출근길에도.
아내와 대체로 출근 시간이 맞지 않지만(내가 좀 더 일찍 출근) 가끔 늑장을 부려 같이 출근하는 날이 있다. 늦었잖아~ 소리에도 아내를 잠깐 멈춰 세워본다. 지하철 가는 길에 사진 찍을만한 스팟이 꽤 있다.
일반 카메라도 그렇겠지만 필름 카메라는 특히 빛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또 어떻게 찍힐지 모르니 한컷 한컷 정말 신중하게 찍게 된다.
서울 시내 데이트 갈 때 우리는 지하철을 애용한다. 지하철이지만 지상을 다니는 2호선 위쪽 구간, 우린 여길 지나갈 때면 자리가 있어도 의자에 앉지 않는다. 창밖 풍경을 보고 싶어서.
갈아갈아타 여의도에 왔고
더현대 서울에 들어가 본다.
다음 롤에 계속
아내도 필름 카메라를 하나 샀다. 하나면 되지 않을까? 했지만 여행 다닐 땐 콤팩트한 게 좋다고 집 근처 카메라샵에 가서 olympus trip35를 샀다.
목측식이라 초점 잡는 게 익숙하지 않아 어렵지만 화각이 더 넓고(35mm) 콤팩트해서 정말 여행 갈 때 들고 다니기에 편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