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세상에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어느덧 10년이 다 되어간다.
집을 떠나고 돌아오고를 반복 한지가 말이다.
10년이라는 세월은 많은 변화를 내게 가져다주었다.
'여행'이라는 단어가 설레기보다는 책임감에 가깝게 바뀌었고,
여행 자체의 즐거움보다는 여행의 완벽함을 위해 고민하고 움직이고 이야기하게 되었다.
그렇게 남들과는 조금 다르지만 '여행'은 나에게 다른 의미의 즐거움이 되어버렸다.
여행을 통해 직접 느끼는 것보다,
다른 이의 여행을 지켜보며 그들의 만족을 통해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게 되었다.
일반적인 여행의 즐거움과는 다르지만 아직도 여행이 한없이 좋다.
'업'이 되어버린 여행 덕에 무료한 일상마저 소중해졌다면
난 꽤 괜찮은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닐까?
흡사 군대에서 휴가를 나온 군인처럼 돌아온 일상이 너무 소중하고 즐거워졌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게 더욱 많아진 건 조금 웃프지만
여행 덕에 많은 변화가 일어난 것은 사실이다.
캠핑을 좋아한다.
자전거 타기도 관심이 있고, 사진을 찍고 영상을 촬영해 편집하는 맛도 안다.
친구 녀석들 덕에 운동에 관심도 늘었고, 최근에는 인테리어에 푹 빠져 지갑이 홀쭉해져 있다.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건 요리이고, 노래와 춤도 좋아한다.
이것들 모두가 그저 그렇게 일상 속에 숨겨져 있던 조각들이었다.
흩어져 있던 조각들은 한국을 떠난 뒤 여행을 통해 하고 싶은 것들로 나타났고,
구체화되어 지금의 다채로운 일상을 만들게 도와주었다.
그리고 지금 또 다른 시도를 해 볼까 한다.
바로 글쓰기이다.
사실 예전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여행책자가 있긴 했지만, 무게를 두고 참여한 편은 아니라
내심 제대로 한 번은 꼭 해보고 싶은 분야였다.
10년간 여행 횟수는 많았지만, 장소는 대부분 반복적이었기에
다른 여행작가들의 풍부한 감성을 따라갈 수 있겠냐만은
그들이 느끼지 못한 낯선 곳에서의 익숙함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수 없이 가버려 "안 본 눈 삽니다"라는 우스갯소리가 필요할 만큼 익숙한 '유럽'
최근에 그 매력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남미'
여행지의 낯선 모습과 결코 낯설지 않은 그곳의 사람들 이야기
때로는 웃기도 가슴이 아리기도 하는 '여행자' 들과의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내 여행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그 날이 오기를 바라며,